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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스포츠타임 시선] ‘부상 잊은 혼신의 타격’ 정의윤이 보여 준 SK의 팀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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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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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올 시즌 SK 타선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정의윤(33)은 9일 인천 한화전에서 안쓰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1-6으로 뒤진 9회 마지막 타석에 임하던 도중 타격을 하다 왼쪽 종아리 내부 근육을 다쳤다.

더그아웃에서는 부상이 왔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주장 이재원은 “통증을 느끼는 순간 부상이 온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코칭스태프는 “처음에는 허리 쪽에 통증이 온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미 SK는 야수 엔트리 전원을 소진한 상태였다. 대타로 쓸 카드가 없었다. 투수를 타석에 넣기에도 위험부담이 있었다.

사실 다쳤으면 그냥 공만 보고 있으면 됐다. 주자가 두 명 있기는 했지만 5점을 뒤진 상태였다. 그리고 남은 아웃카운트는 하나였다. 경기를 뒤집을 확률은 높지 않았다. 어쩌면 이날 1승보다는 정의윤의 건강이 더 중요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의윤은 포기를 몰랐다. 타격을 강행했다.

스윙 한 번 할 때마다, 타격 폼을 한 번 잡을 때마다 종아리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하지만 정의윤은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이를 참아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7구째 파울을 치는 등 버텼고, 8구째 볼을 골라내 풀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9구째 혼신의 힘을 다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좌익수 앞으로 빠져 나가는 안타가 됐다.

이 안타는 당분간 정의윤의 마지막 안타로 기록될 전망이다. 경기 후 검진을 받은 정의윤은 왼쪽 종아리 내부 근육이 미세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회복까지 빨라도 2주, 정상적이라면 3주 정도는 소요될 예정이다. 정의윤은 10일 1군에서 말소돼 치료 및 재활에 돌입했다.

정의윤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타율 0.295, 4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1을 기록하는 등 SK 타선을 이끄는 축이었다. 사실 팀 야수 중 정의윤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라고 해봐야 몇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더그아웃과 관중석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염경엽 SK 감독은 시즌 초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딱 한 가지를 주문했다. 10점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그게 팬들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실제 SK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한 집중력으로 중간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1점 차 승부 11경기를 모두 이기는 등 접전에서 강해졌다. 점차 팀이 강팀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정의윤은 그 SK의 새로운 ‘팀 정신’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이제는 남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그 뜻을 이어 가는 것이 남았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정신무장을 다시 한 SK는 최근 몇 년간 자신들을 괴롭힌 KIA의 추격을 따돌리고 1승을 추가했다. 그 팀 정신이 흔들리지 않고 이어지는 한 SK도 쉽게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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