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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SW포커스] ‘미운 오리’였던 베탄코트…마스크 끼고 ‘백조’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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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팔색조.’

멀티 플레이어는 활용도가 높다. 소화 가능한 포지션이 많을수록 가치도 수직 상승이다. 포수부터 야수, 심지어 투수까지 가능한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가 진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미운 오리’에 가까웠다. 개막전에서 홈런을 때려냈을 때만해도 기대가 컸다. 그게 전부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7일 동안 재활군에 머물렀다. 나성범, 박민우 등 부상자가 속출했는데 외인 타자까지 이탈한 상황. 부상을 털고 1군에 복귀해서도 방망이 예열이 쉽지 않았다. 찬스마다 맥을 끊는 일도 다반사였다. 동료들이 베탄코트의 기를 살리기 위해 더그아웃에서 열띤 응원을 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을 정도다.

수비에서 불안감을 키웠다. 주 포지션은 포수다. 메이저리그에서만 940이닝을 책임졌다. 포수뿐 아니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었다. 투수 수업까지 받은 터라 정말 급할 땐 마운드 위에도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 ‘멀티’ 능력은 독이 됐다. 나성범을 대신해 우익수로 나선 때는 이른바 ‘만세 수비’로 찬물을 끼얹었다. 모창민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1루를 맡고선 쉬운 땅볼 타구를 놓쳤다. 지난달 17일 LG전이 대표적이다. 연장 12회초 1사 만루서 타구를 더듬었고 NC는 4-2로 패했다. 일각에선 제레미 해즐베이커(전 KIA)에 이어 유력한 2호 퇴출 외인으로 베탄코트를 꼽았다.

마스크를 낀 베탄코트는 달랐다. 이 감독은 베탄코트에게 두 차례 선발 마스크를 맡겼다. 15일 창원 SK전, 18일 잠실 LG전이다. 각각 유원상과 에디 버틀러와 호흡을 맞췄는데 ‘안정’에 가까웠다. 블로킹은 공이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 프레이밍도 수준급이었다. 다년간 경험을 입증하듯 투수 리드도 흠이 없었다. 베탄코트가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자 이 감독의 표정에도 웃음이 폈다.

‘백조’나 다름없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계획했던 모습 그대로다. 안방마님은 양의지다. 다만 순위 경쟁을 위해선 체력 안배가 필수다. 정범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베탄코트가 이 감독의 구상에 힘을 싣고 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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