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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OSEN '유구다언'

'판다컵 논란' U18, 우승도 박탈 당해야 한다 [유구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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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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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독일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청용도 영국 진출한 뒤 소속팀으로 복귀하거나 대표팀 합류를 위해 국내로 돌아올 때 정장을 착용했다. 프로 선수로의 가치를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다. 운동 선수지만 품위를 지키기 위한 방법중 하나였다.

#미국 중고등학교는 대부분 학생들이 원정경기를 떠날 때 최소한의 정중한 복장을 착용한다. 대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정장을 착용하고 중고등학생들도 학교에서 정한 셔츠와 면바지 그리고 구두를 신어야 한다. 운동하는 기계가 아닌 학생이기 때문이다. 운동 선수 이전에 사회 진출을 위해 준비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품위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한국 U-18 대표팀은 지난 29일 열린 중국 청두 판다컵 3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황재환의 해트트릭을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앞서 태국(2-1), 뉴질랜드(4-0)를 모두 꺾은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 끝났으면 단순한 U-18 대표팀의 승전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U-18 선수들은 비매너적인 행동으로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우승 직후 울산 현대의 유소년 수비수 박규현을 비롯한 일부 선수들이 발을 올리거나 소변을 보는 척을 하며 트로피를 모독하는 행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여론은 곧바로 들끓었다. 시나스포츠는 후속 기사에서 "한국 스포츠가 더러운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며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은 심판 판정을 이용해 4강 성적을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월드컵 최종에선에서는 황희찬이 이유 없이 중국 선수를 걷어차 대규모 갈등을 유발했다"라고 덧붙였다.

U-18 대표팀의 행동에서 시작된 시나스포츠의 트집은 축구뿐만 아니라 올림픽 종목에서도 이어졌다. 그들은 "한국은 올림픽에서도 비매너 행동을 저질렀다"고 억지 주장을 이어갔다. 결국 대회 조직위원회는 한국이 점잖지 못한 행동을 했다며 우승컵을 회수한다고 전했다.

단순히 우승컵만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우승도 취소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승부에만 집중해 다른 것은 보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학원 스포츠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막을 내린 소년체전에서도 여러가지 이야기가 쏟아졌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지난 25일부터 이틀 동안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의 경기장 및 숙소 인권상황을 현장 조사해 29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감독과 코치들은 초·중학생 선수에게 경기 중간이나 종료 후 "이 새끼, 똑바로 안 뛰어", "지금 장난하냐 왜 시킨 대로 안 해" 등 고함과 욕설,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경기 중 선수가 다리 부상 신호를 보내자 코치가 화를 내며 경기를 계속하게 하거나, 경기 후 패배한 선수에게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선수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치는 경우도 있었다. 모두 승리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학원 스포츠는 단순이 이기는 것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자라날 수 있는 여러가지 발판 중 하나다. 따라서 승부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경쟁을 펼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이번에 발생한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팀 산하 유소년팀 선수들이기 때문에 학원 스포츠와는 떨어져 있다. 그러나 이들도 아직 성인이 아닌 이상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축구만 하는 기계로 자라난다면 이번 대회에서 발행한 일이 재발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배우지 못한 채 승리에만 집착한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달라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통해 청소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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