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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 출범 후 두번째 스리백 가동…이번에도 2% 부족했던 변화[현장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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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의 손흥민(왼쪽)이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호주의 아미니와 볼을 다투고 있다. 2019. 6. 7.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부산=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벤투호 출범 이후 두번째로 가동된 스리백 전술 실험이 썩 만족스러운 내용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7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3-5-2 전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날 경기에서 한국은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전후반 90분동안 내용을 들여다보면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리기 힘들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8월 출범 이후 포백을 기반으로 한 전술을 주로 활용해왔다. 4-2-3-1 또는 4-4-2 전술을 선호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최종평가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3-4-2-1 포메이션을 내세우면서 처음으로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사우디전은 0-0으로 마무리됐고, 경기내용도 썩 좋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는 스리백 전술이 왼쪽 측면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첫 메이저대회인 아시안컵을 앞두고 B플랜으로 스리백 전술을 가동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본선과 3월 A매치 2연전에서는 모두 포백 전술을 썼다. 하지만 6월 A매치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또 한번 깜짝 카드로 스리백을 내세웠다. 결과는 이번에도 좋지 않았다. 양 쪽 윙백인 김진수와 김문환이 1선까지 전진하면서 측면을 활용해 공격의 활로를 뚫어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측면으로 볼이 잘 연결되지 않으면서 공격에서 빌드업에 애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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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황희찬(오른쪽)이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19. 6. 7.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벤투호는 공격시에 사실상 3-2-5의 형태를 유지했다. 중원을 책임진 주세종과 황인범이 전방으로 볼을 원활하게 배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상대의 압박으로 인해 백패스가 잦아졌고, 좌우 방향 전환을 하는 선 굵은 패스도 예상보다 적었다. 양 풀백을 활용해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려고 했던 벤투 감독의 예상은 적어도 전반 45분 동안은 먹혀들지 않았다.

또한 공격 진영에서 잦은 패스 미스와 약속된 플레이에서의 오프사이드가 발목을 잡았다. 전체적으로 태극전사들에게는 스리백이 아직 익숙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반면 호주는 최정예 멤버가 한국 원정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전반 내내 공세를 이어가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전반 10분 듀크의 슛으로 공격의 포문을 연 호주는 6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오닐의 크로스를 듀크가 가까운 골대에서 헤딩슛으로 오른쪽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장면이었다. 반면 한국은 전반 내내 인상적인 공격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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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황의조가 7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의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은 황의조의 골로 호주에 1-0으로 승리했다. 2019. 6. 7. 부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후반에는 답답한 공격에 숨통을 트기 위해 손흥민이 2선까지 내려와 볼을 받는 장면이 여러차례 나왔다.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만들어 낸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까지 돌파를 하면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결국 집중 견제에 막혀 슛을 시도하는데 애를 먹었다.

후반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태극전사들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보다는 경기 운영에서 활기를 띄었다. 특히 후반 중반 황의조, 홍철, 나상호가 차례로 투입이 되면서 공격에 숨통이 트였다. 결국 교체 투입된 홍철과 황의조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결승골 이후에는 호주도 동점골을 위해 공격에 무게 중심을 두면서 벤투호도 상대의 공간을 활용한 적극적인 공격에 나섰다. 경기 막판 손흥민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은 아쉬운 장면이었다.

벤투호가 무득점 승리를 거둔 것은 의미가 크다. 다만 호주가 유럽파 주전 멤버들을 대거 제외한 대표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서 1골에 그친 것에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경기 직후 “새로운 포메이션을 활용했는데 수비적으로는 좋은 경기 펼쳤다. 그 안에서 전반보다는 후반에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면서 “상대 1차 압박을 풀어나가는 것은 상당히 잘됐지만 이후 공격 전개나 대응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불과 수일동안 손발을 맞춘 것 치고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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