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를 만났을 때만 강해지는 맥과이어. [사진=삼성라이온즈]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동언 기자] 릭 밴덴헐크 이후 제대로 된 외국인투수를 구하지 못했던 삼성이 올 시즌에도 같은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 모두 삼성이 기대했던 성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17일 기준)까지 93경기를 치르며 39승을 따내 7위에 랭크되어 있다. 39승 중 맥과이어가 3승, 헤일리가 5승으로 두 투수가 합쳐 8승밖에 따내지 못했다.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이 혼자서 15승을 따내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당장 이 둘을 웨이버공시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 5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외국인투수들의 도움이 없다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맥과이어는 올 시즌 총액 95만 달러(약 11억 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연습경기 때 압도적인 구위와 제구를 선보이며 1선발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7패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5.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고, 평균자책점도 4.44다. 9이닝 당 볼넷 비율은 5.13개로 리그 1위다. 볼넷이 많아지면 당연히 투구 수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맥과이어는 1이닝 당 평균 투구 수가 18.4개에 달하며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투구 수를 기록 중이다.
더욱 아쉬운 점은 맥과이어가 거둔 3승이 모두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따냈다는 점이다. 맥과이어는 한화를 상대로 3번 선발 등판했고, 모두 승리를 따냈다. 평균 7이닝을 소화했으며 높았던 9이닝 당 볼넷 수치도 1.64개로 끌어내렸다. 평균자책점 역시 1.64밖에 되지 않고 이닝 당 출루 허용율(WHIP)도 0.59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4월 21일 한화를 상대로 KBO 역대 14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이후 ‘한화 킬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다른 팀을 상대로 했을 때는 83.1이닝 동안 53실점을 내주며 평균자책점이 5.74로 상승한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4.44임을 감안한다면 한화를 제외한 다른 팀들에게는 공략당하기 쉬운 투수라는 것이다. 맥과이어의 가장 큰 단점은 안타를 허용하면 쉽게 흥분을 한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투구폼이 흐트러지고, 제구 난조에 시달린다. 맥과이어의 공을 받는 강민호 포수는 “맥과이어의 구위가 좋기 때문에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만 들어오면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고 얘기했다.
개선의 여지는 분명히 있다. 지난 16일에는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5.1이닝 동안 6실점을 내주며 무너졌지만 이전 3경기에서는 모두 6이닝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도 3.00밖에 되지 않는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아쉽게 2패만 떠안았다. 맥과이어가 쉽게 흥분하는 점을 고치고, 볼넷의 비율만 줄인다면 자신의 구위를 살려 살아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3~4월의 기량을 되찾아야 하는 헤일리. [사진=삼성라이온즈] |
헤일리는 올 시즌 총액 90만 달러(약 10억 원)에 삼성으로 왔다. 하지만 역시 높은 몸값에 비해 활약이 낮다. 헤일리는 19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8패 평균자책점 6.08을 기록하고 있다. 헤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평균 4.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헤일리가 등판하는 날에는 불펜진이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헤일리는 이미 오른팔 근육통과 옆구리 통증으로 두 번이나 전력에서 이탈했던 적이 있다. 그로 인해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했고, 만약 채웠다고 해도 평균자책점은 외국인 선발투수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당장 교체해도 할 말이 없지만 삼성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헤일리는 부상을 당하기 전인 3~4월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기간 동안 헤일리는 6번 선발 등판했고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59밖에 되지 않았고, 9이닝 당 삼진율은 무려 10.63에 달했다. WHIP도 0.77밖에 되지 않았고, 특히 4월에는 삼성 외국인 투수 중 처음으로 2경기 연속 10+삼진을 잡아냈다. 이 기간 동안 1승 2패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많은 삼성 팬들은 “드디어 밴덴헐크의 뒤를 이을 투수가 등장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부상이 모든 것을 망쳤다. 헤일리는 5월 2승 2패의 성적을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은 6.10으로 급상승했다. 6월 성적은 더욱 처참하다. 6월에도 2승 2패의 성적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은 무려 9.00까지 상승했다. 5월 11일 롯데 자이언츠 전 이후 8경기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가 없었다. 부상 전 140km 후반대에 형성되던 직구 스피드가 부상 이후 130km 후반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더욱 쉽게 공략당하고 있다.
5~6월의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 당장 교체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지난 11일 등판으로 인해 삼성은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헤일리는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6이닝 4피안타 5사사구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KIA 타자들을 압도했다. 지난 4월 12일 이후 90일 만에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고, 9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까지 기록했다. 물론 이후 17일 키움 전 등판에서 2이닝 동안 7피안타 5실점을 내주며 조기강판 됐지만 좋았던 모습이 있었기에 삼성의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삼성이 밴덴헐크의 뒤를 잇는 투수를 찾을 수 있을까. [사진=삼성라이온즈] |
삼성이 대체 선수를 구하는데 망설이는 이유는 2011년 저스틴 저마노 이후 대체 외국인투수로 재미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13년 에스마일린 카리대, 2016년 아놀드 레온과 요한 플란데까지 모두 대체 선수로 삼성에 합류해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였고, 삼성팬들은 이들의 이름을 ‘금기어’로 지정했다.
이런 전적 때문에 삼성은 대체 외국인투수를 구하는 것에 소극적이다. 실제로 삼성 구단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후보군이 풍부하면 이미 결정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데리고 올 수 있는 후보군이 많지 않다. 새로 데리고 오는 선수가 맥과이어와 헤일리보다 나아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맥과이어와 헤일리의 계속되는 부진 때문에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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