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014. 4.23.로스앤젤레스 (미 캘리포니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취 재 일 : 2014-04-23취재기자 : 최승섭출 처 : 스포츠서울 |
[LA=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LA 다저스 류현진(32)은 후반기 2경기만에 첫 승을 거뒀다. 후반기에도 전반기의 상승세가 반짝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11승2패 방어율 1.76으로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부동의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2019시즌은 류현진 생애 최고의 해다. 2006년 19세에 프로 KBO 리그에 데뷔한 이래 최고의 성적이다. KBO 리그에서의 최고 방어율도 2010년의 1.82였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는 수준 차가 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연장이다.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접은 콜로라도 오승환은 지난달 다저스타디움 방문 때 삼성 라이온즈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후배 최원제가 “류현진 선배는 왜 이렇게 잘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야구를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신들린 것처럼 한 번 오는 때가 있는데 류현진에게 올해가 바로 그 시즌같다”고 답했다. 어떤 종목이든지 결과가 좋았을 때는 모든 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결혼으로 인한 안정되고 바른 가정 생활, 김용일 개인 트레이너 효과, 변함없는 루틴 등이 올해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오랫동안 류현진을 지켜본 바로는 오승환의 답에 더 무게를 두고 싶다. 원래 좋은 투수였지만 2019년에는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그런 투수가 된 것이다.
앞으로 류현진이 2019시즌과 같은 기량을 다시 선보일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MLB에 진출한 해외파 가운데 프리에이전트 대박 계약을 맺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추신수의 경우에서도 드러난다. 해외파 가운데 올스타게임에 두 차례 이상 출전한 선수가 없다. 류현진과 추신수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남아 있지만 올스타 선정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된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역대 한국인 최고 선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생애 최고 시즌은 2000년이었다. 이듬해 올스타에 선정됐으나 성적으로는 2000년이 으뜸이었다. 생애 처음 226이닝을 던져 18승10패 방어율 3.27을 기록했다. 18승은 당시 아시안 출신 투수로는 최다승이었다. 이 기록은 2006년 뉴욕 양키스의 대만 출신 왕첸밍(19승)이 깨뜨렸다. 삼진도 217개를 솎아내 데뷔 이래 처음으로 200개를 넘어섰다. 2001시즌에는 최다 234이닝과 최다 35경기 선발을 기록했다. 박찬호는1997년 14승부터 2001년 15승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하고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의 최고 시즌은 2013년 내셔널리그 신시내티 레즈에 몸담았던 해다.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154경기에 출장, 타율 0.285에 홈런 21개, 54타점, 107득점, 20도루, 볼넷 112개 등 MVP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세자릿수 득점과 볼넷은 생애 처음 엮은 기록이었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홈런-도루)’에도 3번째 가입하며 파워를 겸비한 톱타자로 주가를 높였다. 시즌후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12위에 올라 전국구 스타로 이름을 알린 계기가 됐다. 공교롭게도 이 해는 전반기에 다소 부진해 올스타로는 선정되지 못했다. 2018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첫 올스타 멤버가 됐다.
류현진은 후반기 인터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내셔널리그 최약체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나란히 7이닝씩을 투구하며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후반기 방어율은 1.93이다. 장기레이스인 야구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7이닝 호투를 해도 불펜진이 블론세이브로 승리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마이애미전처럼 시즌 최다 볼넷 3개에 몸에 맞는 볼까지 4명의 공짜 주자를 내주고 1점 차에서 물러나고도 승리투수가 되는 게 야구다. 류현진이 생애 최고의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잔여 시즌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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