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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디오픈 열린 로열 포트러시] 갈대숲·덤불·억센 페스큐 러프에 경이로움...210야드 파3 ‘14번 재난홀’ 한숨·감탄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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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로열 포트러시 5번 홀 그린에서 바라본 화이트 락스 해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북쪽으로 3시간 가까이 차를 몰면, 최북단 해안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포트러시 항구에 다다른다. 북아일랜드의 주도인 벨퍼스트에서도 북쪽으로 100여킬로미터 거리에 자리한 골프장이 있다.

꽤나 먼 곳이다. 하지만, 아일랜드까지 와서 로열 포트러시(Royal Portrush) 던루스(Dunluce)링크스 코스를 밟지않고 돌아간다면 크게 후회할 일이다. 로열 포트러시는 1888년에 최초의 코스가 들어선 후 변천을 거듭하다가, 1929년 20세기 초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였던 해리 콜트의 재설계로 현재의 던루스 링크스가 자리잡게 되었다.

1892년 아일랜드 최초의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비롯하여, 아일랜드와 영국 전체 챔피언십을 무려 50번 이상 개최해왔다. 가장 상징적인 대회는 1951년 열린 디오픈챔피언십으로, 이는 최근까지 영국 본섬 밖에서 개최된 유일한 디오픈으로 기록된다.

2011년에 방문한 로열 포트러시 던루스의 진짜 미덕은 코스의 감탄할 만한 아름다움에 있다. 다소 밋밋한 오르막 1번 홀만 지나고 나면, 편평하고 단조로운 마지막 18번 홀에 이르기 전까지, 골퍼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경이로운 홀들을 하나씩 맞이하게 된다.

매 홀 지천에 깔린 갈대숲, 덤불과 보라색 꽃들, 길고 억센 페스큐 러프와 매끈한 그린이 눈을 즐겁게 한다. 거기에 모든 홀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와 헤브라이드 제도의 섬들, 저 아래 인접한 또 하나의 18홀인 더밸리 링크스(The Valley Links) 코스와 그 주위의 거대한 모래 언덕들까지, 로열 포트러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탁 트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코스는 좌도그렉 파5 2번 홀부터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다가, 바다를 향해 내리 달리는 우도그렉 파4 411야드 5번 홀의 그린에서 그 절정의 미감을 보여준다. 5번 홀 그린과 파3 6번홀의 티 박스에서는, 화이트 락스(White Rocks) 해변의 모래사장과 깎아 지른 해안 절벽과 함께, 건너편 먼 언덕 위의 던루스성의 유적이 펼쳐진다. 코스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

200야드 가까이 되는 해저드성 러프를 넘겨 장타를 날려야 하는 우도그렉 8번 홀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며, 티샷이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도 거친 러프에 볼을 잃는 파5 9번홀, 5개의 폿 벙커들 한 복판에 정확히 볼을 떨어뜨려야 하는 파3 11번도 멋지다.

특히 ‘재난(Calamity)’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14번 210야드 파3 홀은 어렵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푹 꺼진 러프 계곡을 넘겨, 조그마한 그린에 볼을 안착시켜야 한다. 벙커는 하나도 없지만, 조금만 짧아도 계곡으로 볼이 굴러 떨어지고, 좀 길면 뒷편의 무성한 러프로 볼이 사라지니, 이름 그대로 재난을 맞이하는 것이다.

지난주 이 곳에서 148회 디오픈이 열렸다. 1951년 이후 무려 68년 만이다. 과거보다 늘어난 관람객을 수용하기 위해 클럽은 밸리 링크스 코스에서 두 홀을 가져와 파3 6번 홀 다음으로 뻗어나갔다가 돌아오는 7, 8번 홀로 만들었다. 그리고 밋밋하다고 평가받던 17, 18홀을 없애고 그 자리에 갤러리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결과는 이전보다 더 완벽하고 흥미진진하고 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로열 포트러시는 북아일랜드의 세계적인 골퍼, 그래이엄 맥도웰의 홈 코스로 알려져 있다. 같은 북아일랜드 출신인 로리 매킬로이도 이 코스에 애착이 크며 맏형 격인 대런 클라크도 이곳의 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매킬로이와 클라크는 컷오프했고, 맥도웰만 공동 57위를 하는 데 그쳤다. 이웃한 아일랜드 출신의 셰인 로리가 우승했다. 이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로리는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다. 주중에는 월요일 오후, 수~금요일에는 오전에 라운드 가능하다. 주말에도 오후 늦은 시간에 부킹이 가능하다. 주중 그린피는 155파운드, 주말은 175파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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