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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남자 수구 수호신 이진우 “한쪽 포기하고 막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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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거미손 활약

대회 거칠수록 경험 쌓이면서 기량 향상

“한쪽 포기하면서 상대 눈 주시해 막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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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눈 주시하고, 한쪽은 포기하고 막아요.”

한국 수구대표팀의 주전 수문장 이진우(22·한국체대)는 23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 광주세계수영선수권 15~16위 결정전 뉴질랜드전 승리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진우는 이날 정규경기 무승부(12-12) 뒤 들어간 승부던지기에서 상대의 두번째 슈터인 니콜라스 스탄코비치의 공을 막아내 승리의 주역이 됐다. 5-4의 결과를 합산해 최종 점수는 17-16 한국 승리.

이진우는 “상대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 막을 수도 있지만, 세계대회에 나온 팀들은 워낙 강팀이다. 한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다른 쪽은 포기한 채 막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실 5m 거리에서 던지는 공은 매우 빠르다. 물에 튕겨서 던지면 속도는 더 빨라진다. 가로 3m, 높이 0.9m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는 수세적인 입장이다.

이진우는 “승부던지기에 들어가서는 적어도 한 개는 막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상대의 눈을 보고 막으라고 해서 그대로 했다”고 밝혔다. 상대의 눈이 어땠냐는 질문에, “상대의 눈이 흔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제 오른쪽을 주시하기에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막았다”고 말했다. 이진우는 정규 4쿼터 종료 13초 전에도 미리 상대의 공을 잘라내 위기에서 한국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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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대 4학년인 이진우는 대표팀내에서는 막내급에 속한다. A조 첫 그리스전(3-26), 세르비아전(2-22), 몬테네그로전(6-24)을 비롯해 순위 결정 카자흐전(4-17) 패배까지 아픔을 가장 많이 겪었다. 하지만 세계 4강권 팀들과의 조별리그를 거치면서 대회 기간 실력이 늘었다.

이진우는 “4월부터 소집해 짧은 기간 훈련해 대회를 뛰었다. 사실 말만 목표였지 1승은 꿈이라고 생각했다. 관중의 응원 덕분에 힘을 받아서 1승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온몸으로 상대의 슈팅을 막아낸 그의 몸은 고통스럽다. 그는 “부모님이 매 경기 직접 찾아와 경기를 보셨다. 내가 공을 맞으면 눈물을 흘리시기도 했다. 덕분에 의지를 다잡고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광주/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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