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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내가 다 봐’…PL 흔드는 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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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입 후 오심 종식 기대했지만 바뀐 룰 영향에 일관성 시비까지

개막 2주 만에 거센 논란 휩싸여

“눈으로 못 보는 것 잡아내려다 흐름 끊고 열정 파괴” 지적 나와

프리미어리그 심판위원장인 마이크 라일리는 지난 5월 “지난 시즌 내려진 결정적인 판정 중 82%만 정확했다”고 고백했다.

5개의 결정적인 판정 중 1개는 오심이었다는 설명이다. 불완전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도입한 게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VAR.

“오심도 경기의 일부”였던 시대는 지나갔다. 불완전한 인간의 두 눈을 대신해 첨단 기술로 무장한 카메라가 오심을 족집게처럼 잡아낼 터였다. 그라운드에 정의가 구현되고, 판정 논란도 사라질 것이다. 순진한 기대였다. 프리미어리그 2019~2020 시즌이 개막한 지 2주 만에 VAR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 18일 열린 맨체스터 시티-토트넘전이었다. 맨시티는 2-2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제주스의 슈팅이 토트넘 골문을 가르며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하지만 VAR을 거친 뒤 제주스의 골은 취소됐다. 제주스에게 연결되기 전 볼이 맨시티 수비수 라포르테의 팔을 스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맨시티로선 데자뷔를 느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맨시티는 지난 4월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도 종료 직전 스털링이 4강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골을 터뜨렸지만 VAR이 오프사이드로 판정해 탈락한 바 있다. 제주스는 “VAR은 개똥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실 VAR은 아무 잘못이 없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제주스 골이 노골이 된 건 VAR 자체보다도 규정 탓이 더 크다. 올 시즌부터 새롭게 적용된 규칙에 따르면 골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손이나 팔에 맞으면 고의가 아니라고 해도 골이 취소된다.

앨런 시어러는 “고의든 아니든 핸드볼을 범하는 공격수는 파울 선언을 받는다. 그러나 수비수 팔에 맞으면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이건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격팀에 불리한 규정이라는 설명이다. 맨시티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는 “핸드볼을 피하려면 팔을 잘라내서 팔 없이 경기를 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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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관련해 또 하나 지적되는 것은 일관성이다. 맨시티는 전반 로드리가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에릭 라멜라의 파울로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고, VAR도 가동되지 않았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VAR 심판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자리를 비웠나 보다”라고 일관성 부재를 꼬집었다.

리버풀과 첼시의 유럽 슈퍼컵에서도 리버풀 골키퍼 아드리안이 첼시 아브라함의 페널티킥을 막아낼 때 골라인을 벗어나 있었지만 VAR은 침묵했다.

VAR이 흐름을 끊으면서 열정을 파괴하고, 아름다운 게임을 죽이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을 잡아내는 VAR 때문에 축구가 잃어버리는 것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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