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6연패’ 롯데, 공필성 대행 체제 ‘한계’ 드러났다 [현장스케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안준철 기자

감독대행 체제로 한 달이 흘렀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여전히 꼴찌이고, 6연패 수렁에 빠져있다.

롯데는 2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1선발 브룩스 레일리가 선발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2실점에 그쳤지만, 시즌 11패를 떠안았다. 타선은 10안타를 때렸지만 2점 밖에 뽑지 못했다. 1회초 2사 후 전준우의 선제 솔로포로 기분 좋게 시작하고도 결국 패하면서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전적은 42승2무71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kt 상대 전적도 3승1무10패로 열세가 더욱 굳어지게 됐다.

전반기 종료와 함께 양상문 감독이 퇴진하고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가 출범한 지도 한 달이 흘렀다. 하지만 롯데는 별로 변한 게 없다. 순위와 경기력이 전반기와 차이가 없다.

매일경제

2019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가 2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패배한 롯데 이대호가 아쉬워하며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공필성 감독대행 출범 이후 롯데는 22경기에서 8승14패를 기록 중이다. 8승8패에서 내리 6연패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공필성 대행 체제에서 승률은 0.364까지 떨어졌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 또한 무기력했다. 이날도 실책 1개를 비롯, 3피트 라인 침범 아웃, 희생번트 작전 실패 이후 강공을 시도하다가 병살로 물러난 장면이 있었다. 이는 모두 내야수 강로한과 관련 있는 플레이였다.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강로한은 6연패 기간 중 18타수 무안타로 부진에 빠져있다. 올 시즌 첫 풀타임으로 활약 중인지라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이기도 하다. 강로한은 1회말 수비에서부터 실책으로 kt 선두타자 심우준을 내보냈다. 타석에서는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포수 앞쪽 타구를 날리고, 1루로 전력 질주를 했다. 하지만 송구 시점에 파울 라인을 밟고 뛰었고, 비디오 판독 결과 3피트 수비방해 판정을 받고 아웃됐다.

1-2로 뒤진 7회초 무사 1, 2루의 득점 찬스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강로한은 볼카운트 3-0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4구째 한가운데 볼을 그대로 흘려보냈다. 이후 희생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이 됐고, 결국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기록하며 공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매일경제

2019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가 22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1,2루 롯데 강로한 병살타 때 kt 위즈 심우준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번타자 이대호는 안타 1개를 때리기도 했지만, 삼진을 두 차례나 당하며 중심 타자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전준우 민병헌도 솔로홈런을 가동하긴 했지만, 막상 득점 찬스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또 다른 간판타자 손아섭은 허리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져있다.

마운드는 심각하다. 이날 경기 전 공 대행은 “선발 6명으로 로테이션을 꾸린다. 순서만 조정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을 오프너로 활용, 2경기 연속 선발로 등판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있었지만, 결국 다익손 오프너 전략을 폐기한 것이다.

공필성 대행 체제에서 롯데는 여러 실험 중이지만, 뾰족한 효과를 본 것은 없다. 공 대행은 지휘봉을 잡으면서 “강팀으로 가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한계만 나타나고 있다. 대행이라는 한시적인 체제 아래에서 여러 시도가 선수단 체질 개선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 전 kt 오태곤은 공필성 대행을 찾아 “왜 이리 수척해지셨냐”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오태곤이 롯데 시절 수비코치였던 공 대행이 아꼈던 선수 중 하나다. 오태곤 뿐만 아니라 공 대행은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걸로 유명하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였고, 부산을 대표하는 야구인 중 한 명인 공 대행은 롯데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그러나 임시직인 대행 신분으로의 지휘봉은 한계가 뚜렷하다. 공 대행도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고, 혼자 속으로 스트레스를 삭히느라 얼굴이 많이 상했다.

결국 선수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6연패로 점점 팀은 더 연패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모양새다.

정작 감독 선임과 신인 드래프트, 2차 드래프트를 챙겨야 할 단장직도 공석인 점도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롯데는 공석인 단장에 대해 따로 대행을 두지 않고 있다. 김종인 대표이사가 직접 신임 단장 선임을 챙기고 있고, 숱한 야구인들이 롯데 단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결정된 건 없다. 다만 2019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2020시즌을 준비한다고 보기에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환경 요소들이 감독대행 체제에서의 롯데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하위 탈출도 요원해 보이는 롯데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