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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5분의 감동…이치로, 은퇴 세리머니서 '영어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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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경쟁상대들과 함께해 엄청난 영광"

뉴스1

스즈키 이치로(46)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 세리머니를 가졌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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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스즈키 이치로(46)가 자신의 은퇴 세리머니에서 5분 동안 영어로 연설해 감동을 자아냈다.

이치로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 세리머니를 가졌다. 지난 3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뒤 오랜시간 몸담았던 시애틀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였다.

이날 이치로는 5분 동안 준비해온 영어 연설문을 낭독,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동안 항상 통역을 대동했던 이치로의 영어 연설은 팬들에게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이치로는 "감사합니다. 나는 지금 매우 긴장하고 있습니다. 디 (고든), 유세이 (기쿠치), 오늘은 울지마"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디 고든은 이치로를 존경하는 것으로 유명한 시애틀의 외야수이고, 기쿠치 유세이도 이치로와 같은 일본 국적의 시애틀 좌완 투수다. 둘은 지난 3월 이치로의 일본 도쿄돔 은퇴 발표 때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이치로는 "이것은 행복한 기회다. 도쿄에서 은퇴를 발표했던 밤, 나는 불완전한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시애틀의 멋진 팬들이 그곳에는 없었기 때문"이라며 "오늘밤은 오랜 시간 응원해준 팬 여러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시애틀 팬들에게 인사했다.

이어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 처음 왔을 당시, 그 때까지 일본에서 메이저리그에 온 야수는 없었다"며 "27세였던 나는 작고 마른 무명의 선수였다. 그런 나를 받아주지 않을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여러분은 두팔 벌려 나를 환영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애틀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감상도 표현했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 2012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뒤 마이애미 말린스(2015~2017년)를 거쳐 2018년 시애틀에 복귀해 올 시즌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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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이치로(46)가 1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를 앞두고 은퇴 세리머니를 가졌다.©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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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위대한 경쟁상대들과 함께 야구를 할 수 있어 엄청난 영광이었다. 그들이 내 야구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줬다"며 "내 경력을 돌아봐 혹시 자랑할만한 것이 있다면, 2001년 첫 경기부터 2019년 마지막 경기까지 매일 도전하며 열정을 갖고 뛰었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치로는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여러분, 나는 내가 사랑하는 곳에서 사랑하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원해준 나의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자, 그럼 플레이볼!(Now,let’s play baseball)"이라고 연설을 마쳤다.

이치로의 영어 연설에 미국 현지 언론은 칭찬 일색이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MLB.com은 "평소 뜻이 잘못 전달되지 않도록 통역을 대동했지만 이날은 진심을 담아 영어로 연설했다"고 평가했다. 야후스포츠 역시 "이치로의 감동적인 연설이 시애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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