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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1년 전 PS 부진 박건우, 오키나와의 '무거운 입' 떠올린다 [SS K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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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박건우가 지난 1일 잠실 NC전에서 0-1로 뒤진 3회 안타로 출루해 1,2루 찬스를 만들자 주먹을 불끈 쥐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시곗바늘을 8개월 전으로 돌려본다.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2019시즌을 대비해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두산에서 유독 입이 무거웠던 건 외야수 박건우(29)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악몽이 쉬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건우는 경찰청 군 복무를 마친 뒤 2016년부터 주전 외야수로 뛰었다. 2017년 20홈런-20도루 ‘호타준족’ 재능을 뽐내면서 연착륙했는데 지난해엔 들쭉날쭉했다. 타율 0.326, 12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6으로 겉보기엔 준수했지만 OPS는 이전 3시즌 중 가장 떨어졌다. 가장 큰 아픔은 KS였다. SK와 시리즈 6차전까지 가는 승부에서 타율 0.042(24타수 1안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특히 6차전에서는 첫 타석 번트에 실패했고 다음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물러났다. 이후 세 번의 타석에서는 연달아 삼진으로 주저앉으면서 악몽 같은 KS시리즈를 마쳤다.

박건우는 자칫 슬럼프에 빠져들 수 있었던 무렵 마음을 다잡았다. 우선 오키나와에서 입을 닫았다. 애초 여러 미디어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두산 홍보 관계자가 머쓱할 정도로 박건우는 오로지 훈련장에서만 입을 열고 미소를 지었다. 훈련장 밖에서는 입이 무거웠고 선물을 전달하는 팬 앞에서도 행동에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두산 관계자를 통해 당시 “시즌 들어가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인터뷰하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표현했다. 이런 모습을 본 김태형 감독은 “아직도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타격 훈련하는 자세부터 신중해졌다”면서 제자가 실패를 자양분 삼아 도약하기를 기대했다.

기대한 대로 박건우는 달라졌다. 올 시즌 명예 회복 뿐 아니라 ‘2009년 입단 동기’ 허경민, 정수빈과 선의의 경쟁이자 시너지를 내면서 한층 성숙해졌다. 정규시즌 타율 0.319(458타수 146안타) 10홈런, 64타점, OPS 0.862를 기록한 그는 공인구의 변화에도 장타력과 기동력을 뽐내면서 팀의 오름세를 견인했다. 특히 KS 상대인 키움을 상대로 타율 0.333(63타수 21안타)를 기록했다. 누구보다 단단히 KS를 벼르고 있는 박건우로서는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고 1년 전 악몽을 털어내겠다는 집념으로 가득하다. 그는 4년 전 KS 무대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활약한 적이 있다. 충실히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해내지 못한 불방망이를 뽐내면서 8개월 전 오키나와의 ‘무거운 입’을 유의미하게 장식할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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