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46)가 1994년에 LA 다저스에 입단,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현재의 류현진(31)에 이르기까지 양손을 꼽아도 모자랄 만치 숱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거로 활약해 왔다. 그들로 인해 그만큼 한국야구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박찬호를 신호로 한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역사가 4반세기를 넘어섰지만, 유감스럽게도 ‘메이저리그의 모든 것’을 제대로 알려주는 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물론 박찬호나 추신수, 류현진 등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저술은 계속 출간됐고, 간헐적으로 메이저리그를 개괄하는 한글 서적이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그 속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없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애호가들 사이에서 갈증이 심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어찌 보면 뒤늦었지만 ‘메이저리그란 무엇인가’를 너무도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안내서가 나왔다. 우선 그 책은 저자가 평범한 40대 직장인이고 전문 글쟁이가 아닌 메이저리그 마니아라는 점이 놀랍다.
최근 출간된 『메이저리그-메이저리그에 관한 거의 모든 것』(지성사 발행)은 제목 그대로 메이저리그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종합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인 한상범 씨는 스스로 “두 아이를 키우며 먹고 살기 바쁜 40대 직장인”이자 “평범함으로 똘똘 뭉쳤지만 코흘리개 시절에 발병한 야구 집착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 지금은 웬만한 야구 마니아도 두 손 들 정도이고, 열혈 마니아들의 반협박에 못 이겨 이렇게 이름 석 자를 올리게 되었다.”고 책을 펴내게 된 소회를 밝혔다.
『메이저리그-메이저리그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은 ‘거의’라는 표현을 썼지만 평소 야구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모든 것들이 들어있는 ‘메이저리그 길라잡이’ 같은 책이다.
500쪽에 가까운 방대한 양의 이 책은 메이저리그의 백과사전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시작으로 야구 전반의 지식을 제공하여 메이저리그를 ‘보는’ 단계에서 ‘음미’하는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158꼭지를 야구의 이닝에 맞춰 9회와 연장전으로 구성,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메이저리그 탄생과 발전 과정에서부터 야구의 4대 요소(타격 · 피칭 · 수비 · 베이스 러닝)는 물론 메이저리그와 관련, 각 분야에서 활약한 선수들과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 등 다양한 얘기를 담았다. 메이저리그의 계절별 흐름과 구성원들을 분석, 메이저리그 전반에 관한 풍부한 지식이 담겨 있는 야구 교양서다. 한마디로 이 책 단 한 권으로 메이저리그를 이해하는 데 전혀 손색이 없는 풍부한 내용과 지식을 실어놓았다.
‘야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야구의 꽃, 홈런은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투수 분업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왜 사이영상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삼진을 표시하는 K는 무슨 글자의 약자일까?’, ‘볼넷은 언제 정해졌고, 1이닝 최다 탈삼진은 몇 개일까?’, ‘왼손잡이 포수도 있을까?’, ‘메이저리그에서 괴짜와 특별한 인물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장식한 인간 승리 드라마는?’ 따위의, 야구팬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야구 상식도 그 연원을 더듬고 상세한 내력을 풀어놓아 그야말로 메이저리그의 이해를 돕는데 아주 적합한 편집을 해놓은 책이라고 하겠다.
게다가 봄부터 겨울까지의 흐름, 메이저리그의 사람들(선수, 감독, 단장, 심판, 공식기록원, 커미셔너, 기자, 에이전트, 팬)에 대한 얘기나 비바람이나 야간 경기 같은 다양한 환경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 다른 책에서 쉽게 보기 힘든 내용을 재미나게 엮어놓았다.
이 책은 얼핏 야구전문 1세대 기자였던 고 이종남 기자가 번역해 널리 알려진 레너드 코페트가 지은 『야구란 무엇인가』를 연상시킨다. 지은이도 그 책을 참고했다고 밝혀놓았지만, 어쨌든 이 『메이저리그』는 우리가 메이저리그를 정확하게 알고 관전할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을 총망라한, 유익한 참고서라고 해도 좋겠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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