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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최혜진 "올림픽 대표는 어릴 적 꿈…내년도 최선 다해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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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최혜진 [사진 = 연합뉴스]


올해 국내 여자골프 4관왕에 오른 최혜진(20·롯데)의 어머니는 딸을 낳기 전 "눈이 아주 예쁜 돼지가 자신을 무는 꿈을 꿨다"고 했다. 그 태몽 후 승부욕은 어느 누구에게도 떨어지지 않지만 눈만큼은 한없이 맑고 순하게 느껴지는 그런 딸이 태어났다.

상금왕, 다승왕(5승), 대상, 그리고 평균 타수상까지 주요 타이틀 4개를 독식한 '2019년 한국여자골프 대세' 최혜진이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14일 서울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해를 돌아봤다.

최혜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한 해 미루면서 내년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한국 대표팀 선발에서 한 발 멀어졌다는 분석이 많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그 목표를 접지 않았다고 했다. 최혜진은 현재 세계랭킹이 한국 선수 중 11번째인 25위여서 국가별 최대 4명까지 주는 출전권과는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꼭 내년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하는 꿈을 갖고 있다. 도쿄올림픽에도 일단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아버지는 딸이 골프를 시작해 첫 주니어 대회에 출전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몇 가지 목표를 정했는데 그중 세계랭킹 1위와 올림픽 출전이 있었다고 살짝 귀띔했다. 물론 아버지가 제시했던 목표였지만 지금은 최혜진의 진짜 목표가 됐다.

사실 최혜진은 올해 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 출전할 의사가 있었고 신청서도 접수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열리는 BMW챔피언십과 SK네크웍스 서울경제여자오픈을 건너뛸 경우 한창 뜨거워진 각종 타이틀 경쟁에서 밀릴 것을 염려해 퀄리파잉 시리즈 출전 생각을 접었다. 일단 국내 정상에 서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다. 그 결정 덕에 최혜진은 4관왕의 목표를 달성했다.

최혜진에게 LPGA 진출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예전과 달리 국내 톱랭커가 LPGA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은 훨씬 크게 열려 있다. 내년 5대 메이저대회와 여러 초청 대회 성적으로 상금 순위 40위 이내에 들면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박성현이 그렇게 LPGA 진출권을 얻었다.

고진영처럼 LPGA 대회에서 우승하는 방법도 있다. 두 가지 길을 못 걸었다면 연말에 열리는 퀄리파잉 시리즈를 통하는 방법도 있다. 8라운드로 치러지는 대회는 '지옥의 관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사실 톱랭커들에게는 오히려 변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다. 작년 이정은은 퀄리파잉 시리즈 전체 1위로 LPGA로 건너갔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는 최혜진은 "적응을 잘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자신감이 생길 때 LPGA로 가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요즘 최혜진은 '공부'로 바쁘다.

고려대 스포츠과학부 스포츠비즈니스전공 2학년생으로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유연학기제 과정을 통해 밀린 수업을 몰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수업이 있는데, 날마다 다르긴 하지만 많을 때는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11시간까지 수업을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골프만 했으면 알 수 없었을 것들을 학교 수업을 통해 배울 수 있어 너무 좋다"는 최혜진은 "아버지는 투어에 전념하라고 하지만 내가 하고 싶어 힘들어도 하고 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대학은 꼭 마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얼굴 표정에서는 요즘 바쁜 일정이 그리 싫지 않아 보였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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