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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SW도쿄포커스] 대답 없는 박병호…김경문 감독의 뚝심에도 금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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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일본(도쿄돔) 이혜진 기자] 끝내 응답하지 않은 박병호다.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경기를 하고 싶다”던 김경문 감독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승 트로피는 결국 일본의 차지가 됐다. 한국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5로 패했다. 4년 전 대회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한국은 정상을 지키지 못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게 연달아 고배를 마신 부분이 뼈아팠다. 1차 목표로 했던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무엇보다 박병호(33·키움)의 방망이가 끝내 터지지 않았다는 점이 뼈아팠다. 이날도 4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숙였다. 1회 첫 타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것을 시작으로 3회 3루수 땅볼, 6회 헛스윙 삼진, 그리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땅볼에 그쳤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 봐도 박병호는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타율 0.179(28타수 5안타)에 그쳤다. 쿠바와의 예선라운드를 제외하면 멀티히트 제로다. 타점은 두 개에 불과했고, 장기인 장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박병호는 이번 대회 내내 붙박이 4번 타자였다. 단 한 번도 타순이 바뀐 적이 없다. 김경문 감독의 뚝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박병호만큼 한 방 능력을 갖춘 자원도 없다. 올 시즌에도 3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통산 5번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손복 부상으로 122경기에 출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이었다. 일본에 입성하면서 “한국에서 못했던 것들을 만회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으나, 한 번 어긋난 타격감은 회복되지 않았다.

이승엽처럼 기적을 보여주리라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린 2008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그때에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김경문 감독은 당시 이승엽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음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고, 이승엽은 결국 한일전에서 역전 홈런과 승전 멀티홈런으로 보답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승엽이 아니었다. 결승전이 막을 내리면서 더 이상의 기회는 사라졌다. 김경문 감독은 “부담감을 끝내 떨쳐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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