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완전 밑바닥을 쳤었다.”
2016년 여름, 이윤준(31·로드짐 로데오)은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쓰러질 당시에는 본인조차도 급성 뇌경색인 줄 모를 정도로 갑작스러운 소식이었다. 불과 1개월 전 경기를 치렀을 정도로 건강했기에 이윤준의 소식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의식을 잃은 이윤준은 다행히 같이 살던 룸메이트 덕분에 신속히 병원으로 이송돼 큰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선수 생활을 지속하기엔 위험이 따랐다. 결국 이윤준은 소중한 ROAD FC 밴텀급 챔피언 벨트를 내려놨다.
“술, 담배 전혀 안 했고, 좋은 음식들을 챙겨 먹으면서 건강관리를 열심히 했다. 혈당, 혈압도 모두 정상이었다. 그래서 내가 급성 뇌경색이라는 병이 올 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 갑자기 어지러워지고 구토를 하고 그래서 그때는 더위를 먹은 줄 알았다. 쓰러진 후 같이 사는 형의 도움으로 병원을 가는데 반신마비 증상이 왔다. 다행히 혈전 용해술을 빨리 받았다.”
뇌경색으로 은퇴한 챔피언 이윤준이 근황을 전했다. 사진=로드FC 제공 |
챔피언이 한순간에 경기도 뛸 수 없는 파이터가 되어 이윤준의 심정은 참담했다. 당장의 생계도 걱정됐다. 챔피언일 당시 줄을 잇던 스폰서들은 이윤준의 급성 뇌경색 소식이 전해지자 사라졌다. 병원비도 감당해야 하기에 눈앞이 막막했다.
이윤준은 “챔피언이었다가 갑자기 백수가 됐다. 인생에서 완전 밑바닥을 쳤었다. 현실적인 부분이 컸고 힘들었다. 그때 여러 방면으로 ROAD FC 정문홍 대표님, 굽네치킨 홍경호 회장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체육관을 운영하는 지금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두 분께 정말 감사하다”며 힘든 시간을 토로했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3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이윤준은 이전보다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채널A에서 방영된 ‘나는 몸신이다’에 출연, 자신의 이야기와 건강을 회복한 비법을 전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복귀 소식도 알렸다. 12월 14일 개최되는 ROAD FC 연말 대회인 굽네몰 ROAD FC 057에서 그래플링 시합에 나선다. 이윤준은 김수철과 함께 팀을 이뤄 일본 파이터들과 2대2 그래플링 매치를 치른다. MMA 경기가 아니란 게 아쉽지만,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이윤준은 “아무래도 그래플링 매치다 보니까 MMA 경기만큼 심장이 두근 두근하고, 두렵고, 설레는 건 덜 하다. 그래도 다시 계체량도 하고, 케이지에 올라간다는 생각에 설렌다. 그래플링은 일본 선수들이 잘해서 준비를 열심히 해야겠지만, 선수 시절에 나는 일본인 킬러였다. 한 번도 일본 선수에게 져본 적이 없다”며 웃었다.
현재 지도자로서 집중하고 있는 이윤준은 “MMA 매치도 마음 같아서는 은퇴 경기 같은 걸 해보고 싶긴 하다. 일단은 대회사의 입장도 있으니 천천히 생각하고, 체육관을 잘 운영해서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은 게 큰 목표다. 지도자 생활을 해보니까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많다. 좋은 선수라고 좋은 지도자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실제로 느끼고 있다. ‘라떼는 말이야’처럼 (지도자 입장이 되어 보니까) 지금 애들은 엄청 열심히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이런 애들을 어떻게 잘 다독이고, 챙기고, 혼낼 때는 혼내고 이끌어가는 걸 지도자로서 많이 배우고 있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신경 쓰고 있다. 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이윤준은 다시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 팬들이 응원하는 것을 알기에 이윤준도 열심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을 기억해주는 팬들에게 “지금 너무 잘 지내고 있다. 불편함이 없다. 몸 컨디션도 좋다. 저를 많이 생각해주시고,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신 거 같다. 돌아가긴 하는데, MMA를 보여드리는 게 아니라서 아쉽지만, 그래플링 매치도 최선을 다해서 멋진 모습 보여드릴 테니까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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