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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부상전력 투수 1억弗에 판 보라스…류현진도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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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FA 시장에서 부상 전력이 있는 선발투수 잭 휠러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계약은 류현진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 = 연합뉴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가 올겨울 메이저리그 자유계약(FA) 시장에서 연이어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부상 전력이 있는 선발투수마저 기대 이상의 좋은 조건을 이끌어낸 것은 시장에 나선 류현진에게도 호재다.

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구단은 FA 신분이던 우완 선발투수 잭 휠러(29)와 5년 1억18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올 스토브리그 첫 1억달러 이상 대형 계약으로, 평균 연봉만 2360만달러(약 281억원)에 이른다.

휠러의 커리어와 올 시즌 기록을 고려했을 때 이번 계약은 금액과 기간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다. 휠러는 올 시즌 뉴욕 메츠에서 195와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ERA) 3.96, 11승8패를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이긴 해도 총액 1억달러 이상, 연평균 2500만달러에 육박할 만한 돈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도 휠러는 장기 계약에 걸림돌이 되는 '부상 전력'을 가지고 있다. 휠러의 MLB 데뷔 연도는 류현진과 같은 2013년으로, 팔꿈치 수술과 어깨 부상 등으로 3년 가까이 등판하지 못했다. 던진 이닝 수는 749이닝으로 류현진(740이닝)과 비슷하며 통산 승수(44승)와 ERA(3.77)는 모두 류현진에게 밀린다.

이처럼 부족한 커리어에도 만족스러운 계약이 성사된 배경에는 모든 MLB 구단의 기피 대상인 에이전트 보라스가 있었다. 보라스는 휠러가 부상으로 약 3년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을 오히려 그만큼 팔과 어깨가 '싱싱하다'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단련할수록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신체 부위는 사용하는 총량이 정해져 있으므로 그만큼 더 오래 활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휠러가 부상 이후 2년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구속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보라스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류현진 역시 부상 복귀 후 지난 시즌 하반기부터 1년 반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은 ERA를 기록했다.

보라스는 여러모로 휠러와 비슷한 점이 많은 류현진에 대해서도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번 FA 시장 투수 최대어인 게릿 콜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이 천문학적 규모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도 류현진에게 나쁘지 않다. 금액적인 부담 때문에 콜과 스트라스버그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구단들에는 훨씬 저렴한 휠러나 류현진이 매물로서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류현진이 휠러보다 좋은 계약을 따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휠러는 류현진보다 세 살이 어리며 모든 구단이 선호하는 150㎞대 중반 패스트볼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실제로 류현진은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휠러에 비해 몸값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연평균 2000만달러 안팎에 3~4년 계약을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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