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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女대표팀 장창, 벨 감독의 날카로운 '창'을 꿈꾼다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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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장창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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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운동장=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콜린 벨)감독님이 '실수해도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하셨다"

'창'만큼이나 날카로운 왼발 킥력을 가진 장창이 한국 여자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 등장을 예고했다.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4시 15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 2019 EAFF E-1 챔피언십 여자부 개막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지난 10월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벨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여자대표팀은 한 수 위의 상대인 중국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도전적으로 맞섰다. 비록 득점 없이 비겼지만 중국전 4연패를 끊으며 남은 대회 가능성을 보였다.

개막전 무승무의 중심에는 장창이 있었다. 이날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장창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공격 가담과 세트피스 키커를 맡았다.

전반 20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장창이 키커로 나섰다. 장창이 날린 크로스가 수비수 홍혜지의 헤더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펑 쉬멍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이어 전반 26분에는 골문을 직접 노릴 수 있는 위치에서 예리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가 위로 쳐냈다.

그의 활약은 후반전에도 계속 이어졌다. 후반 23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장창이 빈 공간을 향해 쇄도하던 손화연에게 절묘한 킬러 패스를 건넸다. 볼을 잡은 손화연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 29분에는 상대 박스 부근에서 볼을 가로챈 뒤 지체하지 않고 왼발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날 여자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장창은 후반 44분 이소담과 교체되기 전까지 제 몫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비록 중국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벨 감독은 장창의 맹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벨 감독은 "평소에는 선수 개개인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지만, 오늘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고 지능적으로 매우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했다. 158cm의 작은 키와 외소한 몸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 벨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장창은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여자챔피언십 청소년대표로 발탁된 이후 2018년 아시안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뛰며 이름을 알렸지만, 지난 6월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여자실업축구(WK리그) 서울시청에서 칼을 갈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0월 여자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벨 감독의 부름을 받아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경기 후 장창은 "올해 월드컵에 나가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감독님이 '할 수 있다'고 격려를 해주셨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나선 게 처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자신감을 가져라. 이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두려움 없이 부딪히려고 했다. 대표팀에 젊은 선수가 많아 생존 경쟁이 치열했던 것이 경기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벨 감독의 동기부여와 건강한 경쟁을 통해 이름처럼 날카로운 '창'으로 변신한 장창은 이번 대회 벨호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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