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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싱가포르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무리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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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노기완 기자

주제 무리뉴(56·토트넘 홋스퍼) 감독은 2010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상에 빛나는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다. 최근 싱가포르 언론이 무리뉴 감독과 박항서(60) 베트남대표팀 감독을 비교하여 동남아시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11일 ‘박항서 감독과 무리뉴 감독이 비슷한 4가지 이유’를 보도했다. 베트남에는 13일 소개되어 축구팬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있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가 꼽은 박항서 감독과 무리뉴 감독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선수는 감독을 위해 열심히 뛸 준비가 되어 있다. ▲감독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탄탄한 수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수를 사랑한다.

매일경제

최근 싱가포르 언론이 ‘박항서 감독과 무리뉴 감독이 비슷한 4가지 이유’를 들어 동남아시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MK스포츠DB


웨슬리 스네이더(35·네덜란드)는 인테르 밀란 시절 “살인을 지시해도 주저 없이 따를 것”이라며 무리뉴 감독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지금 베트남 선수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품는 마음도 스네이더와 다르지 않다”라고 봤다.

박항서 감독은 2018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2019 동남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도 따며 두 대회를 석권한 사상 첫 사령탑이 됐다.

동남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박항서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했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박 감독은 베트남 성공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했다. 평소엔 항상 다정한 미소를 띠지만 경기장만 들어오면 활기가 지나치고 성미가 급하다고 느낄 정도로 판정에 대한 불만을 과감하게 표현한다. 심판을 압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 역시 무리뉴 감독과 유사하다”라고 비교했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박항서 감독과 무리뉴 감독 모두 축구를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니라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으로 본다. 두 지도자 모두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심판한테도 거침없이 의견을 개진한다”라고 견줬다.

베트남은 2000년대 초반부터 프랑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이 유소년 육성에 나서면서 축구 저변이 확대됐다. 당시 프랑스대표팀은 ‘아트축구’로 통했고 아스날 역시 ‘우승보다 내 팀이 단 5분이라도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아르센 벵거(70)가 감독이었다.

자연스럽게 베트남은 기술과 공격을 우선시하는 축구문화가 자리잡았다. 박항서 감독이 부임 후 승승장구하는데도 잊을만하면 ‘왜 중앙수비를 강조하는 3백을 쓰는가. 4백이 더 낫다’라고 질문하는 현지 언론인이 나오는 이유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박항서 감독과 무리뉴 감독 모두 무실점과 이를 위한 탄탄한 수비를 강조한다. 두 감독의 축구 철학은 여기서도 겹친다. 무리뉴 감독은 때론 극단적인 수비 전술까지 사용하여 ‘축구의 적’이라는 소리까지 들으면서도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 부임 후 제일 먼저 수비부터 개혁했다”라고 공통점을 찾았다.

박항서 감독 부임 전 베트남대표팀은 20년 동안 프랑스와 아스날로부터 배운 4백 수비를 고집했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최정상급 테크니션들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센터백 2명만으로는 보다 강한 상대들에게 쉽게 패하곤 했다”라고 지적했다.

박항서 감독은 부임 직후 바로 베트남 문제점을 파악했다. 부임 후 대부분 경기를 3백으로 치르는 이유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무리뉴 감독이 그러했듯이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부임 후 셀 수 없이 많은 승리를 거뒀다. 지휘봉을 잡자마자 바로 성과를 냈다. 2019 동남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어떤 팀도 베트남에게 위협을 가하지 못했다”라고 극찬했다.

무리뉴 감독은 2009-10시즌 인테르 밀란에서 이탈리아 세리에-코파 이탈리아-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석권하며 세계 최고 지도자로 우뚝 섰다. 인테르 밀란 최종전 승리 후 선수들과 포옹하며 진한 눈물을 흘린 것은 평소 그를 안 좋게 보던 이들한테도 감동을 줬다.

‘라이브스포츠 아시아’는 “박항서 감독이 무리뉴 감독처럼 선수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설령 그렇지 않았더라도 제자에 대한 애정은 뒤지지 않는다. 오랜 훈련을 소화한 선수의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고자 발을 마사지한 것은 이미 동남아시아에선 유명하다.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공유하는 셀카에도 박 감독은 수시로 등장한다”라고 전했다. dan0925@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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