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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골프 2030시대]②‘젊은 골퍼 잡아라’…골프 업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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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골프 용품을 구입하고 골프를 치는 20, 30대 골퍼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고려대학교 골프동아리 F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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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2030 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프계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30 골퍼들은 골프 용품을 구매하는 것부터 골프장 예약, 골프를 즐기는 방법 등에서 이전 세대와는 많은 부분 다르다. 과거 골프가 비즈니스의 수단으로 여겨진 측면이 많았던 것과 달리 2030 골퍼들은 골프를 취미로 삼다 보니 투자도 아낌없이 하고 있다.

2030 골퍼들이 가장 빠르게 침투한 곳은 골프 용품 시장이다. 젊은 골퍼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팔리는 샤프트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샤프트는 일반적으로 플렉스(Flex·강도)에 따라 X(extra stiff)와 S(stiff), SR(stiff regular), R(regular), L(lady)까지 5가지로 구분된다. 가장 딱딱한 건 X 샤프트다.

골프 용품 관계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R 샤프트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 3년 전부터는 SR과 S처럼 강한 강도의 샤프트를 찾는 골퍼들이 많아졌다”며 “가볍게 제작된 경량 샤프트가 아닌 일반 샤프트의 판매도 늘어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피팅 센터를 이용하는 골퍼들의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2030 골퍼들의 비중도 상당하다. 자신에게 맞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골프 클럽 제작이 가능한 만큼 젊은 골퍼들이 피팅 센터를 많이 찾고 있다.

핑 골프에 따르면 피팅 센터를 이용한 골퍼는 2016년 1044명, 2017년 1080명에 이어 2018년 1331명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1745명이 피팅 센터를 다녀갔다. 그중 2030 골퍼의 비중은 20%가 넘는다. 2016년 3%와 비교해보면 비중이 7배 가까이 늘었다.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 등 주요 골프 브랜드의 피팅 센터도 젊은 골퍼들의 예약률이 눈에 띄기 증가했다. 핑 골프 관계자는 “40, 50대와 다르게 맞춤 제작에 익숙한 젊은 골퍼들은 1년에 한 번 이상 피팅 센터를 방문해 자신의 클럽을 확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2030 골퍼들이 골프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하면서 용품과 의류 업계에서는 이들을 타켓으로 설정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SNS에 활발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프로들을 후원하고 레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젊은 골퍼들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는 곳은 캘러웨이다. 캘러웨이는 2030 서바이벌 골프 홀릭을 5년째 협찬 지원하고 지난해부터 대학골프연합을 후원하고 있다. 캘러웨이 관계자는 “캘러웨이가 50, 60대가 쓰는 클럽이라는 이미지를 바꾸고 계속해서 증가하는 2030 골퍼들을 잡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젊은 골퍼들을 겨냥해 마케팅을 시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골프 업계가 20, 30대 골퍼를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잠재 고객이다. 대한골프협회(KGA)가 2018년 11월 발표한 ‘2017 한국골프지표’에 따르면 골프를 배울 의향을 나타내는 잠재 골프 활동 인구에서 20, 30대 골퍼가 56.6%를 점령했다. 20대가 32.8%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23.9%, 30대가 23.8%로 뒤를 이었다.

20대 이하의 골퍼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골프를 방과 후 교실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학교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학 경희대학교 골프산업학과 교수는 “기존에 골프가 가지고 있던 사치, 접대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없어진 만큼 20, 30대 골퍼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방과 후 교실로 골프를 접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은 젊은 골퍼 증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골프 브랜드 역시 잠재 고객과 젊은 골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 골프 업계 관계자는 “잠재 고객과 젊은 골퍼들의 마음을 잃으면 10년 뒤 골프 업계에서 비주류로 밀려날 수 있다”며 “10년과 20년 뒤 골프 업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잠재 고객과 20, 30대 골퍼들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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