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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삼성맨’ 노성호의 흙투성이 유니폼과 해피 바이러스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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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악~” 조규제 삼성 코치의 ‘현란한’ 토스에 노성호가 바쁘게 움직였다. 좌우에 앞뒤까지 어디로 공이 날아올지 몰랐다.

포구한 공을 재빠르게 빼고 다음 공을 받는 방식으로 순발력 강화 훈련이었다. 포구하지 못하면 ‘실패’다.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데 노성호는 지친 기색에도 오래 버텼다.

난도는 올라갔다. 특히 노성호 차례에 조 코치는 더 어렵게 공을 던져줬다. 노성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몸을 아끼지 않으며 뒹굴었다. 그의 유니폼은 흙투성이로 뒤덮여 금세 더러워졌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한눈에 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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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노성호는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노성호는 “내가 못 움직여서 그렇다. 체중이 많이 나가서 아무래도 ‘RPM’ 걸기가 힘들다”라며 활짝 웃었다.

열정적인 태도에 훈련 분위기는 최상이다.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노성호는 “앞으로 2주간 자숙해야 할 것 같다”라며 껄껄 웃었다.

2012년 신인 우선지명으로 NC에 입단한 노성호는 2019년 11월 2차 드래프를 통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노성호는 “시원섭섭했다. (보류 명단에 제외돼) 혹시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삼성도 내가 예상했던 팀 중 하나였다”라고 4개월 전의 일을 떠올렸다.

삼성은 좌투수 불펜 자원 보강을 계획했다. 그리고 노성호와 봉민호(전 SK)를 영입했다. 전 소속팀에 지급해야 할 보상금은 각각 3억원과 2억원이다.

노성호는 “공교롭게 신인 입단 계약금도 3억원이었다. 삼성도 3억원을 투자해 날 영입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내가 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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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실시한 오전 훈련, 노성호의 유니폼은 흙투성이였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이어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삼성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비록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을 뿐이다. (나만 잘하는 게 아니라) 모든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잘 이겨내면서 성장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다”라고 강조했다.

친화력이 좋다. 잘 뿌리내리고 있다. 후배들도 노성호를 잘 따른다. 노성호는 “다들 잘 대해줘서 잘 지내고 있다. 편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성적도 괜찮다. 지난 3일 메이지야스다생명과 연습경기에서는 2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공이 좋다’는 평가에 노성호는 “(코치님들이) 이것저것 주문하시지 않고 볼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 있게 던질 것을 주문하신다. 그래서 마운드에 올라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 코치님의 도움 덕분이다”라며 “형들도 먼저 나서서 많이 알려준다. 물어볼 수 있는 코치님과 선배들이 많아서 좋다”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노성호는 “캠프가 열흘여 남았는데 내가 할 일만 알아서 하면 감독님과 코치님이 알아주시고 기회를 주시지 않을까. 내가 하기 나름이다. 꾸준하게 해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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