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개막 후 관중이나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어떻게 하죠?”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이 무시무시한 질문은 KBO 및 10개 구단, 그리고 프로야구팬까지 모두를 몸서리치게 한다. 개막일이 설정이 우선이 아니다. 프로야구계 모두가 당장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사안들은 개막 이후 펼쳐질 일들이다.
2020년처럼 변수가 넘치는 시즌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KBO는 개막 연기를 결정했고 개막일 설정을 위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20 도쿄올림픽 역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개최국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정상 개최를 강행하면서 일정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정을 확정하는 일은 중요하다. 정규리그 144경기를 모두 치르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고 12월 이후에는 정상적인 경기 진행하기 어렵다는 환경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리그를 시작해야 한다. KBO도 잘 알기 때문에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를 주간 단위로 진행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다만 기본적인 방침에서는 큰 변화를 주기 힘들다. KBO는 올림픽 개최라는 변수 탓에 휴식기 일정을 애초에 수정하거나 변화를 줄 계획이 없었다. 올림픽 주최국인 일본과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도 확신이 없다. 이를 반영하면 개최국과 IOC의 정책에 따라 또 다른 혼선을 빚을 수 있다. 그래서 144경기 일정을 고려해 개막일을 4월 중순을 마지노선으로 결정했고 더블헤더 또는 월요일 경기를 감수한다면 4월말까지 미룰 수 있다고 정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고려하고 144경기를 치른다는 가정하에 4월 중하순 개막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진짜 고민은 개막 이후다. 백신을 개발해 상용화하기 전까지는 완전 소멸은 어렵다. 섭씨 26도에서 바이러스가 소멸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열대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4월에 개막을 한다고 해도 관중이 밀집하면 그만큼 코로나19에 취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개막 이후 관중 또는 선수 중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그다음은 막을 길이 없다. 리그 중단은 물론 파행이 불가피하다. 실제 여자프로농구(WKBL)은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해 시즌을 조기에 종영했다. 즉, 지금 KBO와 10개 구단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사안들은 개막 이후이다. 일각에서는 개막일을 학생들의 개학일에 맞출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좋은 방법의 하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개막 이후 관중이 밀집했을 때 대책이 완전히 서 있을 때 ‘학생의 개학일에 맞춘 개막’도 성립한다.
만약에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경기를 줄이고 개막일을 늦추면 된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그것이 야구팬과 선수의 건강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리그의 건강을 위해서는 선수, 팬, 그리고 관계자 모두가 건강했을 때 발현된다.
KBO는 최근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개막일 설정은 의미가 없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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