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단 8경기 남긴 상황서 / 코로나 확진 따라 PS까지 취소 / 우리은행 우승… “그냥 1위일 뿐” / KBL·KOVO 리그 재개여부 논의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선수들이 지난 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정규리그 KB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우리은행은 2위 KB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선두자리를 굳게 지켰고 20일 리그 중단이 결정되며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WKBL 제공 |
여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지난 20일 가진 임시이사회에서 과감한 결정이 내려졌다. 국내 프로리그 중 최초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정규리그 종료까지 단 8경기만 남긴 상황에서 2019∼2020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까지 전격 취소하며 시즌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19일 열렸던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가 리그 재개 결정을 유보했던 상황에서 나온 결단이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WKBL은 또 중단 전까지의 순위를 최종순위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규리그 자력 우승확정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빼앗겼던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지만 그래도 완벽한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승이라고 하긴 좀 그렇다. 그냥 1위일 뿐이다. 국가재난 상황이라 마냥 기쁘지도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래도 “베테랑 임영희가 은퇴해 코치가 되며 치른 첫 시즌이라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박지현 등 젊은 선수를 비롯해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해준 것이 결과”라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는 잊지 않았다.
지난 시즌 챔피언이지만 1.5경기 차 2위로 시즌을 마치게 된 KB국민은행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3경기를 남겨두고 있어서 역전 우승 가능성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팀 핵심인 박지수의 부상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안덕수 KB 감독은 “결정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끝나 아쉬운 마음이 제일 크고,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정규리그 우승은 어렵다고 봤다”면서도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과 멋진 게임을 할 자신은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처럼 WKBL이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남자프로농구와 프로배구도 시즌 재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남자프로농구를 이끄는 한국농구연맹(KBL)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1일부터 4주간 리그를 중단하고 29일 재개 예정이었던 당초 계획의 실현 여부를 논의한다. 현 상황에서는 리그 재개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해 앞으로 보름이 고비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종교활동과 실내체육활동 중단을 요청해 4월5일까지는 리그 재개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이때까지 리그를 잠정연기할지, WKBL처럼 아예 시즌 종료를 선언할지, 포스트시즌만 취소할지 등 여러 가능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23일에는 KOVO가 이사회를 열고 역시 같은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대 이번 시즌 겨울 스포츠의 파행 운행은 불가피해졌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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