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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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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딱 한 경기 뛴 KCC 아노시케의 슬기로운 숙소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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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창이던 2월 한국 무대 진출, 데뷔전 직후 리그 중단

"무관중 경기 못 잊어…한국 팬들, 다음에 꼭 다시 만나요"

연합뉴스

용인 KCC 숙소에서 인터뷰한 오데라 아노시케.
[촬영= 김동찬]



(용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월에 처음 한국에 입국할 때는 경기에 뛰러 온 것이었는데…."

프로농구 전주 KCC의 외국인 선수 오데라 아노시케(29·201㎝)는 웬만한 농구 팬들에게도 생소한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2월 KCC 라건아의 부상에 따른 대체 선수로 한국에 들어온 아노시케의 플레이를 직접 경기장에서 본 팬들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2월 26일부터 국내 프로농구의 무관중 경기가 시작됐고, 아노시케는 29일 부산 kt와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첫 경기에서 22분 25초를 뛴 아노시케는 18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 경기가 끝난 직후 KCC 선수단 숙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곧바로 리그가 중단됐다.

이후 3월 초 미국 뉴욕의 집에 약 1주일간 휴가를 다녀온 아노시케는 복귀 후 팀 훈련에 참여하며 리그 재개를 기다렸지만 KBL은 지난 24일 2019-2020시즌의 종료를 선언했다.

2월 중순부터 휴가 기간을 제외하고 한국에 한 달 정도 머무는 그가 실제로 뛴 경기는 무관중 경기 한 차례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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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무관중 경기로 열린 부산 kt 전에 출전한 아노시케.
[KBL 제공]



26일 경기도 용인의 KCC 숙소에서 만난 아노시케는 "2월에 처음 KCC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을 때만 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잘 모를 때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가 KBL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인 2월 27일에 이미 kt의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 바이런 멀린스 등은 '코로나19가 불안하다'며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굳힌 상황이었다.

아노시케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여기서 내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다"며 "미국에 휴가를 갔을 때도 미국에 길게 머물 생각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무관중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 경기가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가 되고 말았지만 아마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리그에서 주로 활약한 아노시케는 "아시아 리그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하필 코로나19의 위력이 한창일 때 한국을 찾는 바람에 숙소를 벗어난 적이 거의 없는 '자가 격리'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아노시케는 "2월 한국에 올 때는 당연히 경기에 뛰러 온 것인데, 이렇게 연습만 하고 숙소에만 있다가 가게 될 줄은 몰랐다"며 "서울에도 머리를 깎으러 딱 한 번 가본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KCC 구단 관계자는 "근처 신세계 백화점에 몇 번 간 것 말고는 숙소 밖으로 나간 적이 없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시즌이 끝난 뒤의 생활에 관해 묻자 "훈련을 안 하게 된 것을 빼면 계속 숙소에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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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9일 kt 전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는 아노시케.
[KBL 제공]




그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디비전1에서 2012년과 2013년 리바운드 1위를 2연패 했을 정도로 리바운드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아노시케는 '자신의 장점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리바운드가 워낙 강점으로 부각되니 득점력이 묻히는 경향이 있다"고 은근히 내세우며 "스마트한 플레이도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숙소 생활은 다소 지루해도 "한국에서 머문 한 달은 매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밝힌 아노시케는 "그래도 내 실력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다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선수들이나 구단에서도 매우 잘 대해줬다"고 감사의 뜻을 밝히며 "한국 팬들이 대단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만나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는 팬 여러분 앞에서 뛰고, 한국 팬들의 응원도 많이 받게 되면 좋겠다"고 건강한 모습으로의 '재회 아닌 재회'를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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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라 아노시케
[KBL 제공]




리그가 끝난 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은 속속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지만 아노시케는 4월 초에나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혹시 모를 리그 재개에 대비해 훈련하다가 최근 허리를 삐끗한 데다 어차피 지금 미국으로 떠나도 미국의 코로나19 피해가 큰 상황이기 때문에 '자가 격리'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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