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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봉주의 딥 쓰리] DB의 진한 아쉬움 "우승 확률 높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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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탔는데 아쉽네요."

감독과 에이스가 똑같은 말을 한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일찍 끝나며 2019-2020 프로농구 정규 시즌을 공동 1위로 마친 원주 DB 얘기다.

상위권 팀들이 시즌 조기 종료에 대해 갖는 생각은 비슷하다.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지만, 노력의 결실을 보지 못한 데는 안타까워한다.

DB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DB는 올 시즌 우승후보 1순위였다.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FA(자유계약) 최대어 김종규를 영입했다. 외국인선수 치나누 오누아쿠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수비형 빅맨의 성격이 강했지만 국내무대 적응기간이 끝나자 공격력까지 더해졌다. 김종규와 오누아쿠가 지키는 DB 골밑은 리그 최강이였다.

앞 선도 강했다. 두경민, 허웅, 김민구, 김현호, 김태술 등 양과 질에서 리그 최고를 자랑했다. 이상범 감독의 용병술까지 더해지며 두터운 전력을 과시했다.

DB는 2020년 치른 16경기에서 14승 2패를 기록했다. 서울 SK와 정규 시즌 공동 1위였지만, 상대전적에서 SK에 앞섰다. 사실상 1위는 DB였다. DB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팬들은 올 시즌이 우승의 적기라 판단했다.

그렇기에 갑작스런 시즌 종료가 더 아쉽다. DB 이상범 감독은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탔는데...아쉽죠. 상승세가 분명했는데 끊겼어요. 시즌이 계속 진행됐으면 어디까지 갔겠다고 예측은 못하겠어요. 하지만 연승을 타면서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우승에 대한)확률은 높았을 거예요"라며 좋았던 시즌 후반기를 돌아봤다.

김종규도 "(우승에 대한)가능성이 느껴지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정말로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우리 팀 입장에선 많이 아쉬워요. 좋은 분위기가 이어가는 상황이었거든요. 아쉬울 따름이에요"라며 거듭 아쉬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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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가 시즌 초반부터 잘나간 건 아니었다.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고 부상선수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상범 감독은 "김종규가 왔어도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로스터가 지난 시즌과 비교해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같이 했던 선수들이 많았어요. 누구보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었던 이유죠. 시즌 초반 부상선수들이 나오며 흔들렸지만 잘 극복했습니다. 부상선수들이 돌아오면서는 팀워크가 다져졌고요. (두)경민이가 오면서 탄력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DB가 고공행진을 벌인 비결은 수비다. DB는 가드진들이 앞 선부터 강하게 압박 수비를 한다. 이 압박이 뚫리더라도 윤호영, 김종규, 오누아쿠 등 높이를 갖춘 포워드와 센터들이 뒤를 지키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우리는 백업 포함 12명의 선수를 모두 돌립니다. 선수들에게도 누구나 다 뛸 수 있다고 생각하며 훈련하라고 해요. 체력소모가 많은 압박 수비를 하면서도 자신감이 있는 배경엔 12명 선수 전원을 풀로 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에요"라며 DB 압박 수비의 강점을 폭넓은 선수 운영에서 찾았다.

이제 DB는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 이번 비시즌에 윤호영, 김현호, 김민구, 김태술 등 6명의 선수가 FA로 풀린다. 더 중요한 건 이상범 감독과의 재계약 여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DB는 이상범 감독과 3년 계약이 종료된다. 지난 3년간 DB는 1위-8위-1위를 기록했다. DB로선 이상범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DB의 기둥인 김종규와 두경민, 허웅은 다음 시즌도 건재하다. 다들 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니만큼 다음 시즌도 진지하게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이상범 감독은 "국내선수 구성이나 외국선수를 어떻게 할지, 앞으로의 스케줄 등을 짜야합니다. 지금부터가 바쁠 것 같아요"라며 "어찌됐든 팬들에게 죄송스럽습니다. 팬들이 응원해줬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할 수 있었어요. 팬들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음 시즌도 DB 만의 농구를 보여주겠습니다"라며 시즌 조기 종료의 아쉬움을 다음 시즌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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