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2 (토)

"휴식을 두려워 않는 팀" 초보감독 손혁의 자신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키움 손혁 감독이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자율훈련을 이끌던중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 4. 01.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휴식을 두려워하지 않는 게 팀컬러라서요.”

올해 각 구단 일정에는 휴식일이 유독 많다. 자의 반 타의 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스프링캠프가 사실상 4월까지 연장됐다. 늘어지는 개막 속 지친 선수들을 위해 2~4일의 휴가를 주는 게 최근 대세다. 구단 내 의심 증상이 신고돼 갑자기 구장 폐쇄에 돌입한 적도 여러 번이다. 한나절 정도면 검사 결과는 발표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리듬이 끊긴다. 피로감을 낮추는 차원에서 차라리 휴식을 택하기도 한다.

키움은 홈 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3일 훈련-1일 휴식’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 회기가 짧은 편이다. 4월 들어서는 2, 3일 이틀을 통째로 쉬었다. 4일 훈련을 재개했는데 현장 직원 한 명이 출근 시 체온 측정 과정에서 고열 증세가 나왔다. 매뉴얼에 따라 즉시 훈련을 취소하고 모두 귀가 조치했다. 이미 3월에도 한 차례 이런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전염병 변수까지 겹쳐 다른 팀들보다 조금 더 쉬었다.

‘초보 사령탑’ 손혁 감독은 “하루이틀 정도 더 쉬어도 크게 영향은 없다”며 짐짓 여유를 보였다. 선수단을 향한 믿음이 그 기반이다. 그는 “원래 팀컬러 자체가 휴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많이 쉬는 걸 무서워하는 선수도 있는데, 우리는 잘 쉬면 오히려 더 좋아진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자신했다.

경기 수가 더 적고 분업화가 자리잡지 않았던 과거 KBO리그에서는 ‘특타’, ‘지옥 펑고’, ‘어깨는 쓸수록 강해진다’는 말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자취를 감췄다. 이미 현대 야구의 테마는 ‘회복’으로 옮겨간 지 오래다. 메이저리그(ML) 영향을 크게 받은 키움은 오래전부터 잘 쉬는 법을 교육해왔다. SK 염경엽 감독, 롯데 허문회 감독 등 키움 출신 지도자들 역시 팀을 떠난 후에도 휴식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청백전 운용도 같은 맥락이다. 조상우, 서건창 등 투타 주요 선수들을 굳이 경기에 넣지 않고 있다. 김주형은 호주 질롱코리아에서부터 내내 달려왔다는 이유로 타격감이 절정인데도 이틀간 강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손에 물집이 잡혔는데도 투구를 이어가려던 김정후는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게 하라”는 꾸지람을 듣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잘 쉬는 선수가 잘한다’는 손 감독 신조는 여전히 변함없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