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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베테랑 센터 정대영, 양효진의 MVP 수상 응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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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V-리그 원년 MVP, 15년 만에 탄생한 '센터 MVP'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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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은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지만 유독 상복이 없었다. 하지만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를 받으며 활짝 웃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이번에는 꼭 효진이가 받았으면 했죠”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은 지난 9일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비록 코로나19의 여파로 시즌이 정상적으로 종료되지 않았지만 소속팀을 5라운드까지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올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주인공이지만 정작 양효진은 2007~2008시즌 데뷔 후 상복이 없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광은 배유나(한국도로공사)에게 내줬고, 현대건설에서만 줄곧 뛰며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여러 차례 정상을 밟았지만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가 유일하게 받은 상이었다.

최근 여자부 베스트7의 센터 한자리를 매년 차지하며 블로킹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양효진이라는 점에서 유독 시상식의 운이 없었다.

하지만 양효진은 생애 첫 여자부 정규리그 MVP와 함께 2019~2020시즌을 활짝 웃으며 마무리했다. 전체 30표의 유효 득표 가운데 24표의 몰표가 양효진을 향했다. 무려 80%의 압도적인 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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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원년이던 2005년 겨울리그 당시 현대건설 소속의 정대영은 센터지만 리시브와 후위 공격까지 책임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덕분에 소속팀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정대영은 2019~2020시즌 양효진 이전까지 유일했던 '센터 MVP'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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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의 수상을 본인만큼 기뻐한 주인공은 또 있다. 바로 프로 원년인 2005년 겨울리그에서 여자부 MVP를 받은 베테랑 센터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이다.

CBS노컷뉴스는 9일 양효진의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MVP 수상 직후 정대영과 연락이 닿았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정대영의 목소리는 마치 자신이 상을 받은 듯 기뻐하고 있었다.

정대영은 “센터가 중요한 포지션인데 그동안 빛을 많이 못 봤다. 그래서 이번에는 (양)효진이가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양효진 수상 전 V-리그 여자부에서 유일한 센터 MVP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운이 좋았다”며 “그때는 선배 언니들이 빠지면서 센터였지만 리시브도 받고, 백어택도 때려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정규리그 3위를 했는데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로 출범 이전인 1999년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실업 무대에 데뷔한 정대영은 GS칼텍스를 거쳐 한국도로공사에서 여전히 활약 중이다. 2019~2020시즌이 종료되며 V-리그에서만 5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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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시즌이 끝난 뒤 5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정대영은 앞으로 2, 3년 더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마지막 불꽃을 태운 뒤 지도자로 전향한다는 계획이다.(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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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정대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팀이 많은 가운데 정대영은 센터 포지션의 매력을 적극 홍보했다.

정대영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센터의 중요성이 커졌다. 지금은 배구를 시작하는 어린 유망주 중에 센터를 하는 아이들도 점점 많아지는 편”이라며 “예전에는 (선수 생활을) 빨리 그만두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들 오래 하고 싶어한다. 그런 면에서 센터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부상도 덜하고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나도 2, 3년은 더 현역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여전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역 생활 연장의 분명한 의지를 밝힌 정대영은 자신의 배구 인생 2막도 준비하고 있다.

“(은퇴 이후에는) 코치를 하고 싶다. 어린 센터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정대영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가서 많은 것을 느꼈다. 조금만 손 봐줘도 후배들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더 지도자를 하고 싶어졌다”고 지도자 전향의 목표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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