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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SW이슈] 류현진-김광현, 버티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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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필요한 것은 ‘묵묵한 인내’가 아닐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지난 9일 발표한 미국 확진자 수는 46만명을 넘어섰다. 뉴욕에서는 동물원의 호랑이까지 양성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장 힘든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9·11 사태와 같은 비극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처럼 심각한 단계에 올라선 미국은 모든 프로스포츠를 중단했다. 미국 프로야구 MLB 역시 개막을 잠정 연기했다. 언제 개막할지 예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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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련은 당장 미국 메이저리그 소속의 류현진과 김광현에게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의 경우 캐나다가 외국인 입국 금지 조처로 인해 스프링캠프였던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 전 소속팀 LA다저스의 동료 포수 러셀 마틴이 더니든 인근 자택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고, 이에 함께 머물며 개인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개막할지 모르기 때문에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한다.

김광현은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소속팀 연고지인 세인트루이스로 거처를 옮겼으나,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개인 운동은 하고 있지만, 가족이 한국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구단 사장은 “새로운 나라와 팀에 적응하는 것은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들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미국 내 불안한 상황이나 기약 없는 개막 일정을 고려하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한국에서는 프로야구 구단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미국보다는 코로나19의 영향력에서 안정을 찾은 흐름이다. 여기에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4 ·시카고 컵스)가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언급한 뒤 인종 차별이 더욱 증가한 것을 체감한다"고 밝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막상 귀국을 결정하기에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사람이 밀집하고, 제한된 공간에 머물러야 하는 비행에 나서야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2주는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 내 상황이 악화하면 외국인 출입 금지 조처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늘 안고 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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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도 필요하다. 현재 메이저리거는 류현진, 김광현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같은 상황에 놓였다. 이 상황 속에서는 한국인, 일본인, 미국인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메이저리거로서 개막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같은 시공간 안에 있다. 힘겹고 어려운 시기지만, 이 시기를 극복하는 것도 메이저리거로 자리매김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미국에 남아도, 한국으로 돌아와도 걱정은 매한가지다.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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