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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투수의 기합소리, 어필 대상이 될까?[SS 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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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김태형 감독.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방해 되겠던데?”

두산 김태형 감독이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올해는 무관중으로 KBO리그 정규시즌을 시작해 더그아웃은 물론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이 내는 소리가 꽤 크게 들린다. 김 감독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홈경기를 앞두고 “투수들이 투구할 때 소리 지르는 것은 어필 대상이 되는가?”라고 물었다.

투수가 힘을 쓰기 위해 자연스럽게 기합을 넣는 것과 악을 쓰는 것을 구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일부러 소리를 지르는 투수들은 없겠지만 순간적인 집중력으로 승부하는 타자들 입장에서 보면 신경 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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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투수 박상원이 7회 역투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사례가 있다. 한화 박상원은 지난 16일 대전 롯데전에서 8회초 마운드에 올라 고라니 소리를 연상케하는 기합소리를 냈다. 공을 던질 때 묘한 소리를 지르는데 롯데는 물론 한화 벤치에서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타석에 있던 전준우가 “단순 기합소리로 넘어가기에는 신경쓰인다”고 주심에게 어필을 했고, 허문회 감독도 심판에게 항의를 했다. 박상원은 이전부터 찌르는 듯 한 기합소리를 냈는데 심지어 한용덕 감독이 “투구 내용이 좋지 않더라도 기 죽어 기합소리를 작게 내지는 말라”고 말했을 정도다.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이지만 시각에 따라 ‘오버’로 비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관중이 있을 때에도 투수들의 기합 소리는 더그아웃에서 들린다. 투구하는 순간에는 관중들도 숨을 죽이기 때문에 들린다. 무관중이다보니 더 크게 들리는 것 뿐”이라면서도 “진짜 기합을 넣는 것과 일부러 소리를 지르는 것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다고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두산에는 투구할 때 크게 소리를 내는 투수가 없어 더 낯설게 다가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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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동욱 감독.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NC 이동욱 감독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 감이 없다”면서도 “힘을 쓰기 위해 기합을 넣는 것과 고의로 소리를 지르는 것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큰 소리를 내는 투수를 만나보지 못해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타격에 방해가 되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 경험을 해보면 생각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 운영팀장은 “심판진에게도 문의를 해봤더니 자연스러운 기합소리는 제재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 논란이 됐던 한화 박상원은 지난해에도 기합소리가 큰 투수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허 감독이 어필 뒤 돌아갈 때 투구와 관계없이 소리를 질러 주의를 준 것이지 규칙이나 규약에도 ‘투수가 투구할 때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항목은 없어 별도로 주의를 줄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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