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류현진 이후 첫 진기록… 소형준, 던지면서 더 강해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대형 신인’ 소형준(19)의 올해 관리 방안을 미리 세워뒀다. 경기당 투구 수는 90개 안팎, 그리고 시즌 전체 이닝은 120이닝 정도에서 끊어주는 것이다. 경기·시즌 상황에 따라 조금씩 추가될 수는 있지만 큰 틀은 흔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런 소형준은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4번째 승리를 거뒀다. 최근 승패와는 별개로 투구 내용이 다소 좋지 않았으나 이날 호투로 우려를 잠재웠다. 이 감독은 투구 수 90개를 넘긴 것에 대해 “7이닝을 소화하는 경험과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믿을 만한 투구를 했고, 감독의 욕심을 자극하는 투구를 했다.

현재 리그를 주름잡는 토종 에이스들도 만 19세, 1군 첫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이만한 완성도를 보여준 사례가 없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소형준은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두 번이었다. 5경기 투구 수는 84개에서 96개였다. 이 정도 투구수에 계속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사실 고졸 루키로는 대단한 일이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KBO리그 역사상 고졸 루키가 첫 선발 등판부터 5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투구한 사례는 6명에 불과하다. 가장 근래의 사례는 2006년 ‘괴물’로 불린 류현진(당시 한화·현 토론토)이었다. 류현진도 당시 첫 5번의 등판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소형준이 14년 만에 진기록을 세운 것이다.

그렇다면 소형준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이강철 감독은 ‘결정구 장착’을 과제로 뽑았다. 이 감독은 3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소형준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3.14개로 구속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투구 수 제한도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투심패스트볼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맞혀 잡기 위한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변화구가 있다면 힘 있는 포심패스트볼의 비중을 더 높일 수도 있고, 결정적인 순간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원동력도 된다. 다만 이 감독은 “길면 1년을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 내년에는 분명히 결정구 하나가 있어야 한다”면서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3일 두산전에서 소형준은 ‘체인지업’을 앞세워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소형준은 경기 후 “오늘 변화구 비율을 높였는데 같이 활용하다보니 직구도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등판에서의 부진을 곰곰하게 복기한 뒤 체인지업을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이는 자신의 첫 등판이었던 5월 8일 잠실 두산전과는 또 다른 패턴이었다. 두산 타자들이 좀처럼 적응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이처럼 소형준은 던지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을지 몰라도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착실히 발판을 다지고 있다. 캐치볼을 할 때도 다양한 변화구 그립을 잡으며 자신에게 맞는 ‘감’을 물색한다. 그것을 경기에서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췄다. 어쩌면 소형준은 팬들과 이강철 감독의 생각보다도 더 빨리 발전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