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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취재파일] 김연경 복귀 기자회견에서 드러난 세 가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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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이 11년 만에 귀환을 알렸습니다.

여자배구 흥국생명 구단은 어제(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김연경 복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아이보리색 정장을 차려입은 김연경은 11년 동안 주인 없이 비어있던 핑크색 '10번' 유니폼을 입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박미희 감독은 꽃다발을 주며 '토종 주포'의 귀환을 반겼습니다.

지난 4월 15일 코로나19 확산을 피해 터키를 떠나 국내에 입국한 김연경은 2주 동안 자가격리를 마친 뒤 언론 인터뷰를 철저히 고사했습니다. 5월 초 이태원 클럽에서 확산된 코로나19 영향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들었지만, 김연경은 이때부터 흥국생명 복귀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연경 측은 "입출국을 할 때마다 국내 복귀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은 느낌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선수가 이전보다 훨씬 진지한 모습이었다"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일 김연경의 국내 복귀 소식이 알려진 뒤 세간의 관심은 '여제'의 연봉이었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와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김연경은 적게는 17억 원, 많게는 22억 원의 연봉을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여자배구 한 구단이 지급할 수 있는 연봉 상한액, 이른바 샐러리캡은 23억 원입니다. 김연경의 연봉이 구단 하나의 샐러리캡과 맞먹을 정도이기에 과연 얼마를 받을 것인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 자매에게 10억 원을 투자한 상황. 김연경이 받을 수 있는 연봉은 최대 6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흥국생명은 에이스를 대우하기 위해 연봉 6억 5천만 원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김연경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연봉 3억 5천만 원에 흥국생명 핑크색 유니폼을 다시 입었습니다. 터키 시절 받던 연봉의 20% 정도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국내 복귀를 결심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계획도 궁금했습니다. 김연경은 기자회견에서 모든 궁금증에 시원하게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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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으로 복귀한 김연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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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귀 결심 이유는 코로나19 그리고 도쿄올림픽

"코로나19로 해외 상황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방역 시스템 속에 프로스포츠가 진행되고 있잖아요. 그리고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최고의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국내 복귀가 경기력을 유지하는데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결정하게 됐습니다."

"사실 샐러리캡 부분에서 걱정을 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첫 번째 목적은 경기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기력을 생각하다보니 금전적인 건 생각하지 않은 거 같아요."

"미래에 대한 생각도 했습니다. 배구 선수로서 나에게 가장 큰 게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올림픽이었습니다. 지금도 올림픽 메달을 원합니다. 세계의 다른 구단 관계자나 에이전트들이 연봉(3억 5천만 원)을 보고 놀라더라고요. 그러나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위해 연봉 삭감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V리그로 향한 외국인 선수들의 시선

"제가 11년 전에 뛸 때는 이렇게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배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환경적으로 굉장히 많이 좋아졌어요. 제가 한국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연봉 적게 받으면서도 같이 오고 싶다는 선수들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밝히자면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를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으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훌륭한 선수들이 V리그에 오고 그 선수들에게 배우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뛰었던 나탈리아 선수가 오면 한국배구 발전에도 도움도 되고 나랑 친하니까 좋을 것 같습니다."

● '식빵언니'는 계속…은퇴 후 지도자 생각도

"방송은 비시즌 기간 동안 배구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연습 또는 경기력에 지장 없는 선에서 할 예정입니다. 개인 방송(유튜브 채널)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구독자가 40만 명이나 됩니다(뿌듯한 표정)."

"너무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도자를 할 생각도 있습니다. 지도자뿐 아니라 방송, 행정 등 여러 가지 방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집중하겠습니다."

PS.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김연경은 2주간의 자가격리 경험도 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가격리 2주는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첫 1주일은 대청소하면서 금방 시간이 갔는데, 남은 1주일은 시간이 잘 안 가더라고요. 드라마,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지금도 자가격리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덕분에 챌린지'를 지목해 주셨는데 정말 영광스러웠습니다. '내가 지목받아도 되나'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유병민 기자(yuball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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