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고교 4대 유격수' 허경민, 두산이 기대하는 예비 FA 효과[SS 시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이 30일 고척 키움전에서 1-4로 뒤진 6회 허정협의 희생 번트 타구를 잡아 송구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유격수’ 허경민(30·두산)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은 허경민이 무려 1373일 만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였다. 2008년 프로 데뷔이래 허경민은 전체 3415타석 중 약 82%(2794타석)를 핫코너에서 소화한 두산의 주전 3루수다. 유격수로 나선 건 241타석밖에 되지 않는다. 2017~2019시즌 유격수로 나선 타석 기록이 없고, 선발 출전은 2016년 9월27일 대전 한화전이 끝이었다. 당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이원석(삼성) 제대 후 여러 라인업을 실험하고 있었다.

올해는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35)는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 28일 엔트리에서 말소돼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복귀한다 해도 계속 관리해가며 시즌을 치러야 할 것으로 전망돼 허경민이 체력 안배를 해줄 필요성이 있다. 주 포지션이 2루수인 최주환과 오재원의 교통정리를 위해서라도 유격수 허경민이 최선이다. “몇 년 전에는 유격수를 좀 버거워하더라. 못 볼 거면 2군에 내려가라고 한 기억이 난다”며 웃던 김 감독은 “경민이는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만큼 능력 있는 선수다. 본인 값어치도 올릴 수 있으니 하는 게 좋다”며 예비 프리에이전트(FA) 효과를 기대했다.

허경민에게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올 시즌을 무사히 마친다면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지만, 과정이 여느 때보다 험난한 상태다. 1월 자율훈련 도중 코뼈가 부러져 비시즌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개막 첫 달을 보낸 뒤 6월 첫 시리즈에서 손가락 미세골절을 당해 또 3주를 비웠다. 불운이 겹쳐 내구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해도, 1군에서 유격수 출전이 가능한 자원에 매겨지는 가치는 이를 뛰어넘는다. 가뜩이나 수비가 탄탄하기로 유명한 두산 내야진을 생각하면 프리미엄 요소다.

사실 허경민에게 어색한 포지션도 아니다. 손시헌, 김재호 등 리그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유격수들 때문에 3루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오지환, 안치홍, 김상수와 함께 1990년생 전국 4대 유격수로 꼽힌 대형 유망주였다. 이들이 모두 승선한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선 허경민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김 감독은 최근 3월 자체 청백전 기간 유격수 김재호, 2루수 김재호로 만약에 대비한 테스트를 해본 바 있다. 광주제일고 최고의 유격수 시절 감각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다면 두산도 허경민도 ‘윈-윈’할 수 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