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일 고척 두산전은 서건창(31·키움)이 지배한 경기였다. 긍정과 부정, 모두를 담은 표현이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서건창은 웃지 않았다. 스스로에 따끔한 회초리를 들었다.

서건창은 5타수 3안타 3득점으로 키움의 10-7 역전승을 이끌었다. 안타(4회말), 2루타(5회말), 3루타(7회말)를 치며 발판을 마련했다. 키움은 4회 3점, 5회 2점, 7회 3점을 뽑으며 짜릿한 뒤집기를 연출했다.

특히 역대 9번째 통산 50호 3루타를 달성했다. 그는 “우익수의 위치가 (중견수 쪽으로) 이동했더라. 타격하자마자 3루까지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3루타를 100개 이상 친 선배(전준호)도 있다. 난 절반밖에 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대단한 선배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3루타 100개까지) 아직 많이 남았는데 차근차근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서건창은 2일 KBO리그 고척 두산-키움전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렇지만 승리 소감을 묻자, 서건창은 표정이 굳어졌다. 2루수로 뛴 그는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를 펼쳤다.

1회초 천장을 맞고 떨어지는 오재일의 타구를 놓친 게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된 데다 9회초 2사 1루에선 서건창의 송구를 포구하지 못해 살얼음판을 걷게 했다. 만약 계속된 2사 1, 2루에서 박건우가 홈런을 쳤다면 동점이었다.

서건창은 반성했다. 그는 “공이 천장을 맞으면서 굴절됐다. 자주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지만, 다음에는 꼭 잡겠다”며 “반성해야 한다. 끝까지 집중하겠다”라고 자책했다.

이 때문에 개인 활약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이닝이 많이 남은 만큼 내가 연결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후속 타자가 잘해서 역전할 수 있었다”며 “최근 주장 (김)상수 형을 중심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 힘이 난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 뒤집을 힘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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