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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두산 알칸타라 154km 고속질주, 베테랑 관록에 발목[SS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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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베어스 선발 알칸타라가 3일 잠실 한화전에서 0-0으로 맞선 3회 이닝을 마치며 덕아웃으로 향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베테랑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시속 150㎞를 가볍게 웃도는 강속구로 상대 타선을 지배하던 두산 라울 알칸타라도 베테랑들의 노림수까지 비껴가지는 못했다.

알칸타라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108개를 던지며 3안타 1실점했다. 삼진 9개를 솎아낼만큼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는데 딱 하나, 한화 베테랑 이용규, 김태균의 관록을 간과해 패전 투수가 될뻔 했다.

1회부터 시속 150㎞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꽂아대자 한화 타선은 맥을 못췄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송광민에게 몸쪽 149㎞짜리 패스트볼에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이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유장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먹었다. 최고구속은 155㎞까지 측정됐는데,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적절히 섞은데다 몸쪽(우타자 기준)을 깊숙히 찌르는 최고 153㎞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가미해 상대 노림수를 철저히 비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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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선발 알칸타라가 3일 잠실 한화전에서 역투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초반흐름은 뻥뚫린 고속도로 같았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속구’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는 한결같이 늦었다. 그나마 회전이 살짝 풀려 밋밋하게 날아간 150㎞대 패스트볼을 커트 당하는 게 전부였다. 투수가 아무리 호투를 해도,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게 야구다. 한화 선발 김범수의 구위가 워낙 좋기도 했지만, 2회부터 5회까지 매이닝 선두타자가 출루하고도 번번히 생환에 실패했다.

0-0으로 맞선 6회초 선두타자 정진호를 삼진으로 돌려보내 한껏 기세를 올리던 알칸타라는 ‘용규놀이’에 1차 가격을 당했다. 7구 접전 끝에 중전안타를 내준 뒤 정은원 타석 때 도루를 허용했다. 그래도 정은원을 투수 땅볼로 잡아 한 숨 돌리는 듯 했다. 2사 3루에서 김태균을 맞이한 알칸타라는 포심 두 개를 연거푸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두산 포수 박세혁은 하이 패스트볼을 요구했다. 김태균의 관록에 걸려든 건 바로 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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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3일 잠실 두산전에서 0-0으로 맞선 6회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타로 출루해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알칸타라가 던진 하이 패스트볼은 구속은 154㎞까지 측정됐지만, 김태균의 어깨 아래로 날아들었다.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하려면, 눈높이와 최대한 가까운 게 좋다. 백전노장인 김태균은 어정쩡한 높이로 날아드는 하이 패스트볼에 본능적으로 배트를 내밀었고, 투수 옆을 스쳐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빠른 공에 타이밍이 계속 늦었던 김태균은 6회초 타석에는 대놓고 ‘빠른 공’을 노리는 듯한 스윙을 했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중간 타이밍 타자’로 꼽히는 그답지 않게, 스윙 시동을 반박자 빨리 거는 인상을 풍겼다.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든, 공교롭게도 이 공이 실투였든, 알칸타라가 던진 90번째 공은 그의 시즌 8승을 앗아갔다. 두산이 허술한 한화 뒷문을 두드려 승리를 따냈지만, 조금 더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어렵게 끌어간 셈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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