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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폭언은 일상…추가 피해자들이 밝힌 경주시청 왕국, 상상 그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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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故) 최숙현 선수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 생활을 한 동료선수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0. 7. 6.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추가 피해자들이 밝힌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만행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6일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 2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트라이애슬론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의 비극적인 선택으로 경주시청팀의 가혹 행위가 드러났다. 감독, 팀 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그리고 선수 2명 등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마이크를 잡은 A 선수는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면서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맞았고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다”고 폭로했다.

추가 피해자들은 처벌 1순위로 주장 장 씨를 꼽고 그의 만행을 이 날 공개했다. 감시와 협박은 다반사였다. B 선수는 “선수들을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면서 “24시간 폭력과 폭언에 노출돼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다”면서 “훈련 도중 실수를 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의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가 ‘혼자 죽어라’고 말하며 협박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장 씨는 폭행을 당해 힘들어하는 최 선수를 향해 ‘정신병자’라고 모욕하며 선수 사이를 이간질했고, 특정 선수를 따돌리기도 했다.

팀 닥터 안 모씨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들은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말했다”라면서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고,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도 했다. 두 선수는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용기 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 날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상임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과 2명의 선수는 증인으로 참석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감독은 “관리 감독이나 선수 폭행이 일어난 부분을 몰랐던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드리겠다”면서도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에 대해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했다. 주장 장 씨도 “같이 지내온 시간이 있어 가슴이 아프다.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남자 선수 C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지만 폭행한 사실이 없어 사죄드릴 게 없다”고 답해 의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이들은 이어서 오후 4시부터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협회가 주최한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출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소명했다. 안영주 위원장과 김세곤 부위원장, 전선혜, 김수경, 김현석, 장익영 위원 등 총 6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시작했다. 이들은 공정위 소명에서도 자신들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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