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맨체스터시티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정의에 어긋난 처사!’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위반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향후 두 시즌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등 중징계를 받았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13일(이하 한국시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낸 항소에서 승소한 것을 두고 너도나도 비판이 따르고 있다. CAS는 맨시티의 규정 위반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증거와 더불어 혐의 대부분 5년 이상 시간이 흘렀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규정에 따라 처벌 혹은 재조사 권한이 없다고 발표했다. FFP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유럽 축구클럽의 만성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2009년부터 준비, 2011년 시행한 제도다. 구단이나 이적료나 연봉 등 인건비로 지출하는 금액이 클럽 수익 일정 비율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핵심이다. 2010년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신흥강호로 자리 잡은 맨시티는 몇 년 사이 과도한 지출이 이어지면서 스폰서십 수입 부풀리기 등 의혹을 받아왔다.

축구계는 CAS의 이번 결정으로 “FFP는 사실상 죽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 시즌 EPL 우승을 차지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16일 아스널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FFP는 좋은 아이디어다. 구단의 과도한 지출을 방지하지 않느냐”며 “이제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부유한 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할 상황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캐슬전을 앞둔 주제 무리뉴 감독은 “부끄러운 결정”이라며 작심 발언했다. 그는 “맨시티가 결백하면 벌금을 내는 게 수치스러울 것이다. 이제 FFP는 끝났다고 본다.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공신력 있는 주요 외신도 맨시티 항소심 승리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미국의 대표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맨시티의 승리는 주머니 두둑한 경쟁자에게 환영받을 일’이라고 꼬집으며 ‘지출을 통제하는 규정의 소멸은 다른 팀을 불안하게 만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정난 등) 이미 흔들린 스포츠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 벨레’도 ‘탐욕과 부패로 망가진 승부에서 가장 넉넉한 주머니를 가진 이들에게 이번 결정은 또 하나의 승리다. CAS는 파리 생제르맹이나 첼시, 뉴캐슬의 사우디 구단주들을 더욱 대담하게 할 것’이라며 ‘축구에 매우 어두운 날’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맨시티 수장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는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가 (FFP를) 위반했다면 징계를 받았을 것이다. 그동안 경기장에서 보여준 걸 지키게 돼 기쁘다. 우리가 속임수를 썼다고 주장한 사람은 거짓을 말했다”고 받아쳤다.

어찌 됐든 맨시티는 이번 승소로 실리는 챙겼지만, 타 팀 혹은 타 리그의 공공의 적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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