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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 최지만, 우타자로 홈런…스위치타자로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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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타자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으로 우타자로 나와 올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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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토론토전에서 우타자로 나와 홈런을 치고 홈으로 들어오고 있는 최지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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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은 27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 경기에서 0-4로 끌려가던 6회 말 솔로홈런을 날렸다. 좌타자인 최지만은 상대 투수로 좌완 앤서니 케이가 나오자 우타석에 섰다. 그리고 빠른 볼을 잡아당겨 가운데 담장으로 타구를 보냈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는 무려 131m였다.

최지만은 마이너리그 시절 스위치타자(양손타자)였다. 우타자로 54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좌타자에 집중했다. 이후 우타자로서 집중적으로 훈련을 한 적은 없다. 올 시즌 코로나19로 인해 MLB 개막이 늦어지면서 한국에 머물렀는데, 그때도 우타자 훈련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올 시즌 개막 전 팀 청백전에서 우타자로 나서 2루타를 쳤다. 당시 최지만은 "장난으로 쳐본 것"이라고 말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도 "최지만이 우타자로 나서는 경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지만의 우타자 능력을 눈여겨 본 채드 모톨라 탬파베이 타격코치는 경기 도중 최지만에게 "우타자로 나가는 게 어떤가?"라고 물었고, 최지만은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우타석에 섰다. 그리고 시원한 홈런을 날렸다. 캐시 감독과 모톨라 코치는 "실제로 홈런을 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최지만도 "그저 스윙했는데 타구가 넘어갔다"면서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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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연습경기에서 우타자로 나왔던 최지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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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은 원래 빅리그에서는 좌타자로 뛰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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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최지만은 스위치타자로 나설까.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CBS스포츠는 "최지만이 스위치타자로 변신할 수 있다. 우타자로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최지만은 '공식적으로 스위치타자로 뛰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아마도"라고 답해 종종 우타자로도 나올 것을 암시했다.

스위치타자라면 투수에 따라 유리한 타석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좌투수가 선발투수로 나오면 라인업에게 빠져 출전 기회가 줄었던 최지만에게 우타자 카드는 빅리그에서 살아남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위치타자로의 변신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왼쪽과 오른쪽 타석에서 치는 법과 몸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훈련량이 두배로 늘어난다. KBO리그에서 스위치타자로 성공한 KT 위즈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0·미국)의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일찍 출근해 양쪽에서 훈련을 소화한다.

이렇게 훈련하고도 양쪽 기록이 현저하게 차이가 날 수 있다. 오히려 잘하던 타석의 타격까지 무너지면서 시도를 안 한 것만 못할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아마추어 시절 스위치타자로 활동했던 선수들도 프로에 와서는 한쪽 타석에서만 집중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KBO리그에는 10여명의 스위치타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로하스와 두산 베어스의 국해성(31) 정도만 하고 있다.

AP통신이 2018년에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MLB에서는 30~40명 정도가 스위치타자로 활동하고 있다. MLB 규모와 역사에 비하면 많지 않다. 가장 유명한 스위치히터는 통산 536홈런을 미키 맨틀(1931~95)이다. 현대 야구에서 활약한 타자는 치퍼 존스(48), 카를로스 벨트란(43) 정도다.

만만치 않은 길이지만 이종열 해설위원은 최지만이 스위치타자로 빅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위원은 지난 2007년 한 이닝에 양타석에서 연속 안타를 쳤던 스위치타자였다. 이 위원은 "타자들은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타격훈련을 하는데, 최지만은 원래 오른손잡이라서 양타석 훈련을 잘 소화했을 것이다. 스위치타자로 변신하려면 최소 5년 이상은 준비해야 하는데, 최지만은 이미 5년 전에 우타석에서 쳐봤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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