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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부터 오승환까지 투구폼 논란도 야구의 일부?[SS 플래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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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트윈스 류중일(가운데) 감독이 28일 문학 SK전에서 4-2로 앞선 4회 상대 선발 <핀토>의 보크 의혹에 대해 어필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야구 감독이 경기 중 상대팀 투수의 폼을 두고 심판에게 어필하는 장면은 생각보다 자주 나온다. 야규구칙 투구 항목은 대부분 ‘투수의 다리’에 집중 돼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투수의 구위가 너무 좋아 경기 흐름을 바꿔야 할 때 가장 쉽게 제시할 수 있는 레퍼토리”라고 설명한다.

LG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의 투구폼이 논란이다. 주자가 없을 때에도 세트포지션과 같은 동작을 취하는데, 와인드업 자세를 취하지 않는 대부분의 투수들은 투구습관 노출이나 밸런스 붕괴가 이유다. 윌슨도 메이저리그(ML) 볼티모어 시절은 2017년에는 주자가 없을 때 자유족(왼발)을 뒤로 뺐다가 투구 동작을 시작하는 와인드업 형태를 취했다. KBO 리그에 입성한 뒤에는 느린 퀵모션 등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자가 있거나 없거나 세트포지션으로 투구를 한다. 야구규칙 5.07 투구 (1)와인드업 포지션 (B)항에는 ‘타자를 향해 실제로 투구할 때를 제외하고 어느 발이든 땅으로부터 들어올리면 안된다. 단, 자유족은 한 발 뒤로 뺐다가 다시 한 발 앞으로 내디딜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윌슨은 자유족을 움직이기도 하지만, 중심발(오른발) 뒤꿈치가 투수판에서 떨어진다.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면 규칙 위반이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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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선발 배영수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1로 앞선 6회 1사 교체되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그간 KBO리그 심판위원회는 “일관성만 있으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삼성 우규민도 킥 동작을 할 때 중심발을 투수판에서 살짝 떼었다 내딛는 반동으로 탄력을 만들었다. 한화 김성근 전감독을 포함한 몇몇 감독이 어필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키움 이영준은 롯데 허문회 감독의 어필을 받은 뒤 중심발 구름동작을 아예 없앤 사례로 기록 돼 있다.

두산 배영수 코치는 한화 시절 이중동작 논란에 시달렸다. 자유족을 들어 올리는 타이밍을 조절하거나, 들어올린 다리를 흔드는 동작을 해 부정투구 논란에 휩싸였다. 배영수는 삼성 시절에도 중심발 무릎을 구르는 동작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투구폼 개선을 지시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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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은 해외 무대로 떠나기전까지도 독특한 투구폼 때문에 이중동작 논란이 제기되곤 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끝판왕’ 오승환도 스트라이드 과정에 지면을 한 번 긁는 독특한 동작 때문에 이중동작 논란의 단골손님으로 등극했다. 정작 오승환은 “내가 그렇게 던진다는 걸 영상을 본 뒤에야 알게 됐다”며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오승환의 스트라이드는 수 차례 논란이 일었지만 ‘일관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 문제 없는 것으로 종결됐다.

경기 도중 상대 감독이 투구폼에 관해 어필을 하면 투수 입장에서는 쓸 데 없는 신경을 쓰게 된다. 설령 문제 없는 동작이어도 심리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집중력이 분산되니 제구나 밸런스가 흔들린다. 어린 투수들은 경기 자체를 망치기도 해, 노련한 감독들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도구로 이용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투구폼 어필을 야구의 일부로 쉽게 넘기는 분위기이지만, 규칙을 적용해야 하는 심판들은 그러면 안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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