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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TEN 이슈] 최자·故설리 2차 피해 … '다큐플렉스', 뭘 말하고자 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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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母 발언, 최자 2차 피해자 만들어
'다큐플렉스' 측, 편집 수위 고려 안했나
응급실 사건 진실? 고인과 팬들에 상처만


[텐아시아=최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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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다큐플렉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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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는 뭘 말하고자 했던걸까.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는 '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라는 주제를 다뤘다.

방송은 고 설리가 아역 배우로 연예계 첫 발을 들인 이후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게 된 계기부터 연예인으로서 설리의 행보와 그를 향한 대중의 시선들을 교차로 그렸다.

방송에는 설리의 어머니가 출연했다. 어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 설리를 추억하며 회고했고, 이는 '다큐플렉스'의 이야기를 끌고 갔다.

"열애설이 나기 전까지는 온 가족이 행복했어요." 설리 어머니의 말이다. 이어 설리의 전 연인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 최자가 언급됐다. 어머니는 딸의 연애 사실과 상대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자기가 만나는 남자친구를 내가 허락 안하니까 화가 많이 났다"며 "그 때 많이 서운해 하고 화를 냈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설리와의 관계가 단절됐다고 회상했다. 어머니는 "자기가 번 돈이 얼마인지 다 까발리라더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고 (했다)"며 "그 때 바로 끝났다. '나도 오늘 부로 우리가 모든 걸 정리하자'(고 했다). 연락은 간간히 하고 얼굴 보는 건 거의 단절 상태로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발언은 설리가 엄마를 비롯한 가족과 멀어진 배경에 최자가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방송 직후 최자 인스타그램에는 故 설리의 죽음과 관련해 최자를 비난하는 악플들이 쏟아졌다. 악플러들은 설리의 죽음에 최자가 원인을 제공했다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다큐플렉스' 제작진은 과연 이같은 결과가 야기될 거라 예상하지 못한 걸까. 방송을 기획하면서 최자를 겨냥할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해 설리의 연애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오르면서 최자가 다시 한번 상처를 받게 될 거라는 걸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설리의 어머니가 최자를 언급했다 하더라도, 방송에 내보내는 것은 여러 번 숙고하고, 최대한 다루지 말았어야 하는 부분이다. PD에게 편집권이 있는 건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제작진은 악플러에 대해 비판하고 경각심을 주려고 했겠지만, 방송을 통해 최자를 2차 피해자로 만들며 악플러의 타깃이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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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다큐플렉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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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었다. 지난 2016년 설리가 손목을 그으며 극단적인 시도를 했었던 사실을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다. 어머니는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최자를 또 한번 떠올리게 했다. "아마 그게 둘 사이에서는 그게 마지막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극단적인 시도가) 마지막 발악이었겠죠"라는 말은 또 한번 최자에게 죄책감을 안기기 충분했다. 게다가 이는 고인이 된 설리와 여전히 설리를 사랑하는 팬과 대중에게 또 한번 상처를 남긴 꼴이 됐다.

지난해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사회는 악플의 폐단을 십분 인정했고, 포털 사이트는 연예 뉴스의 댓글 서비스를 폐지했다. 그만큼 악플로 인한 상처와 피해가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동의한 것이다.

'다큐플렉스'는 고 설리의 삶을 조명하면서 그를 추모하고, 좀 더 서로를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지만, 또 한 사람을 가해자로 만들어 악플의 도마 위에 올라가게 했다. 참 이율배반적인 결과다. '다큐플렉스'는 정말 이 같은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냐고 묻고 싶다.

최지예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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