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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8회에 울린 사이렌·진해수 4G 연투…이겨도 찜찜한 LG 정우영 실종 [MK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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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LG트윈스가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기고도 찜찜하다. 나올 상황에서 자취를 감춘 믿을맨 정우영(21)이 그 중심에 있다.

LG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전에서 7-2로 승리했다. 역전승이었다. 이날 승리로 kt위즈와 함께 다시 공동 3위가 됐다.

후반기 들어 에이스 위용을 케이시 켈리(31)가 먼저 2실점했고, 타선은 SK 선발 박종훈(29)에 4이닝까지 안타 1개도 못때리고 끌려다녔다.

매일경제

18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동점을 허용한 LG 정우영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우영이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6회말 타선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박종훈의 제구 난조에 5득점을 올리며 빅이닝을 만들었다. 순식간에 5-2로 전세를 뒤집었다.

6회초까지 98개를 던진 켈리를 대신해 7회초에는 송은범(35)이 마운드에 올랐다. 송은범은 SK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3점차 리드가 계속되던 8회에는 좌완 진해수(34)가 올라왔다. 4경기 연속 등판. 특히 3일 연투였던 지난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2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진 상황이었다. 말이 2이닝이지 6회부터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것이었다. 6회 앞서 올라온 김대현(23)이 볼넷 2개로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하자 진해수가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급한 불을 껐다. 7회에도 두산 타선을 막고, 8회까지 올랐다가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8회 동점을 허용한 LG는 9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정상적이라면 20일 두산전이던, 이날 SK전이던 8회에는 정우영이 올라와야 했다. 정우영은 마무리 고우석(22)까지 연결고리다. 하지만 20일 두산전에는 8회 무사 만루가 되자 올라왔고, 결국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삼진 1개, 볼넷 1개였다.

이날 SK전에 나오지 않은 것은 여러 의미가 있다. 지난주 LG가 뼈아프게 놓친 3차례 역전패에서 모두 정우영이 중심에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20일 두산전도 진해수로 8회를 시작했다가 위기 상황에서 정우영이 막지 못했고, 결국 고우석에게 아웃카운트 5개를 맡겼다가 당한 참사였다.

이날 SK전도 진해수는 하루 쉬긴 했어도 4경기 연속 등판이라는 무리를 했고,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2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리고 사이렌이 울렸다. 이는 마무리 고우석이 등판한다는 시그널이다. 물론 이날 고우석은 큰 위기 없이 아웃카운트 4개를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8회말에는 팀 타선이 2점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근 정우영은 지친 기색이 역력할 정도로 불안하다. 고우석이 무릎 수술을 받고 전열에서 이탈했을 때 임시 마무리 역할도 맡았고, 유독 멀티이닝이 많았던 정우영이다. 6월에도 12경기에서 12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이 5.84로 치솟았던 정우영은 9월 들어서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4로 좋지 않다.

이미 지난해 정우영은 멀티 이닝 소화가 잦은 끝에 여름 이후에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부상 복귀 후에는 끝내 시즌 초중반의 압도적인 면모를 되찾지 못했다.

최근 정우영의 불안한 피칭도 이런 우려 때문인지, 승부처에서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럴수록 진해수나 고우석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LG다. 자칫 필승조 연쇄 과부하나 도미노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가 적은 LG의 현실을 방증하는 결과이기도 했다. 그나마 최근 안정감을 찾은 송은범이 있지만, 중간에서 마당쇠 역할을 했던 좌완 최성훈(31)은 최근 1군에서 말소됐다. 불안감만 노출했던 김대현도 회전수가 적다는 판단으로 2군에 내려보냈다. 대신 올라온 건 왕년 셋업맨 역할을 했던 김지용(32)과 류원석(31)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친 정우영이 안정감을 회복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진해수·고우석을 제외한 다른 불펜 투수들이 활약이 절실한 상황인 LG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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