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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선방쇼·VAR·잔디·6연속 실축' 드라마 같았던 승부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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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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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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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승부차기였다.

국가대표 골키퍼와 차세대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 대결부터 VAR을 통한 재시도, 골대 강타, 엉망이 된 잔디로 인한 어이 없는 실축까지. 승부차기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단 한 경기에 모두 나왔다.

2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FA컵 4강. 전반 12분 울산 김태환의 자책골, 후반 8분 울산 김인성의 골로 전후반 90분은 1대1로 끝났다. 연장 전후반 30분 역시 조용했다.

결국 승부는 '11m의 러시안 룰렛'이라 불리는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먼저 국가대표 골키퍼 울산 조현우가 선방했다. 울산 1번 키커 비욘 존슨의 성공에 이어 포항 일류첸코의 슈팅을 막아냈다. 2번 키커 울산 원두재, 포항 심동운은 성공.

포항 골키퍼 강현무도 물러서지 않았다. 울산의 3번 키커 김인성의 파넨카 킥을 속지 않고 막아냈다. VAR을 통해 골키퍼가 먼저 움직였다는 판정이 내려왔고, 김인성이 다시 킥 준비를 했다. 하지만 강현무는 다시 한번 김인성의 슈팅을 쳐냈다. 포항 강상우의 성공에 이어 4번 키커 울산 윤빛가람, 포항 이승모 역시 임무를 완수했다. 3대3 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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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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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씩 골키퍼 선방이 오간 상황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실축 퍼레이드가 나왔다. 킥 지점 잔디가 말썽이었다.

5번 키커로 나선 울산 주니오의 킥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었다. 주니오는 잔디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포항 팔로세비치의 슈팅 역시 골문 위로 향했다. 속된 말로 홈런. 팔로세비치도 움푹 패인 잔디를 가리켰다. 두 외국인 공격수의 킥이 잔디에 막혔다.

잔디의 영향은 계속 됐다. 슈팅 전 잔디를 다지는 시간이 길어졌고, 제대로 킥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축이 연거푸 나왔다.

6번 키커의 경쟁은 이번 승부차기의 백미였다. 강현무는 울산 6번 키커 정승현의 슈팅을 막아낸 뒤 직접 키커로 나섰다. 5번 키커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할 경우 예정된 수순이었다. 성공하면 영웅이 되는 상황. 조현우에게도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다. 강현무가 뒤로 한껏 물러난 뒤 달려와 때린 슈팅은 결국 조현우를 뚫지 못했다.

크로스바를 때린 울산 이동경, 골문을 벗어난 포항 최영준까지. 6명의 키커가 연속 실축하는 진풍경이었다.

승부는 8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울산 홍철은 노련하게 강현무를 솎였다. 잔디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조금은 힘을 뺐다. 이어 조현우가 포항 송민규를 막아서며 긴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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