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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유영의 연기에는 마침표가 없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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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디바 이유영 / 사진=영화사 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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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이유영은 도전에 대한 의지가 늘 강한 배우다. '터널'에서 범죄심리학 교수로 분해 지적인 이미지를 선보였던 그는 '간신' '나를 기억해' '친애하는 판사님께' 'SF8-간호중'을 통해 매번 색다른 모습을 보이며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 이유영이 이번에는 공포의 대상이 돼 광기를 증폭시킨다.

'디바'(감독 조슬예·제작 영화사 올)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됐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유영은 극 중 다이빙 선수이자 이영의 오랜 친구 수진 역을 맡아 극 전개에 불을 붙인다.

23일 개봉하자마자 화제작 '테넷'과 '뮬란'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디바'. 그 안에는 이유영의 존재감이 컸다. 이에 이유영은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작품이 기대한 만큼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시각적으로 스릴러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도 만족스러웠다"며 소회를 전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장르를 넘나들었던 이유영에게도 이번 작품은 도전이었다. 실제로 쉬운 것보다 어렵고 고생스러운 것에 더 마음이 간다는 이유영은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다이빙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고생을 즐길 줄 아는 배우의 진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여성의 목소리를 내는 영화를 주로 선택해왔던 이유영이기에 '디바' 출연 역시 반가운 기회였다. 그는 "한국 영화, 여자 배우들이 연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많이 없다. 그런 점에서 '디바'는 여성 캐릭터가 잘 그려져 있다는 것이 좋았다. 다이빙이라는 소재에 끌리기도 했다. 조슬예 감독님이 각색 경험도 많고 글을 잘 쓴다더라. 그것을 믿고 선택했다"며 확신을 밝혔다.

극 중 이유영이 연기한 수진은 오르지 않는 성적보다 끔찍한 이영의 위로에 괴로우면서도, 그가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불운의 다이빙 선수다. 수진과 이영은 친구로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한편, 벌어지는 성적 차이와 1등을 향한 욕심이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간극을 만들며 대립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유영 역시 누군가를 질투한 적이 있을지 사뭇 궁금해졌다.

"사실 누군가를 질투한 적이 많다. 열등감을 가졌던 적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부럽다고 생각하지만 같이 촬영을 하거나 함께 만들어가는 감정이기에 미워하진 않는다. 이 가운데 나의 장점을 찾으려 노력한다. 질투를 최대한 안 느끼려 노력한다. 또 저는 트라우마가 될 것 같으면 지워버린다. 없었던 일처럼 날리고 지워버린다. 그런 습관이 있다."

다만 실제로 경험하는 다이빙은 생각보다 녹록치 않은 경험이었다. 이유영에게는 극 중 다이빙 선수 설정인 만큼 무서움을 이겨내는 과정이 필요했다. 훈련을 받던 당시를 두고 "신체적 힘듧보다 정신적으로 힘든 게 고생스러웠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선수 역할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것을 소화해내야 했다. 기술적으로 늘어야 하는데 몸이 마음대로 선수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 힘들었다. 그래도 늘어가는 실력을 보며 재미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유영은 처음 1M 높이부터 시작해 서서히 단계를 올렸다며 "못할 것을 해냈다는 성취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극 중 물구나무 서는 장면이 욕심이 났다. 처음에는 벽에 대고 했는데 나중에는 제 힘과 근력으로 다리를 들어올리게 돼 뿌듯했다. 이후 10M에 설 필요는 없었는데도 물구나무를 섰다. 순간 '떨어지면 죽겠지' 하는 마음이 들더라"며 말했다.

또 물 속 연기 역시 어려웠던 지점이다. 물 안에서 호흡이 잘 안 돼 한계가 올 때까지 참다가 결국 패닉이 오기도 했다. 빨리 올라가려는 것을 참은 탓에 공포심까지 겪게 된 이유영이다.

이처럼 도전 정신으로 가득찬 덕분일까. 조슬예 감독은 이유영을 두고 "어떤 색을 입혀도 그대로 흡수하고 그 본연의 색을 표현할 수 있는 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라 칭찬하기도 했다. 이렇듯 쏟아지는 칭찬에 대해 이유영은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수진을 악역으로 보이게끔 그릴 수도 있었지만 저는 웃지만 알 수 없는 캐릭터처럼 봐주길 원했다. 또 관객들이 마지막에는 수진이 너무 불쌍하고 이입을 해주시길 바랐다. 선한지 악한지 알 수 없는 오묘한 이미지로 남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라는 표현처럼 이유영의 연기는 감상의 폭이 넓은 편이다. 텅 빈 도화지를 하얀 물감으로 채워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다채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디바'의 수진 역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인물의 감정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이를 두고 이유영은 "수진과 내가 실제로 닮은 부분이다. 제 속에 있는 감정, 말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이 속내를 알 수 없다더라. 그런 제 성격이 캐릭터적으로 잘 표현이 된 것 같다. 실제로 감정 표현을 드러내지 못 하는 편이다.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을 아니지만 남들을 좀 더 관찰하려 한다"고 말했다.

'디바'를 통해 도전 정신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는 이유영은 악역에 대한 욕심도 갖게 됐다. 스릴러라는 장르 하에 보는 이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연기를 했다는 평가는 이유영을 더욱 자극시켰다. 이에 "그가 가진 열등감과 상처를 잘 표현하려 했다. 편집과 연출로 두려움이 주는 것처럼 보이더라. 연기로 관객들에게 감정을 줄 수 있는 것은 정말 짜릿하다. 이영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여러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 해외 영화 '나를 찾아줘'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 섬뜩한 것을 해보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인터뷰 말미 이유영은 자신의 가장 큰 욕망은 언제나 연기라고 고백했다. 연기를 잘 해냈다고 생각한 날은 그날 하루가 행복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우울하다고. 연기가 삶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갈망이 크다는 것. 그는 연기를 제외한 나날들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연기 자체를 사랑했다. 연기 생각을 하지 않는 날에는 좋은 연기자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한다는 이유영에게 '천상 배우'의 면모가 엿보이기도 했다.

이유영의 연기관은 이처럼 견고했다. 매 작품마다 자신의 한계점을 극복하기에 그의 성장에는 마침표가 없다. '디바'라는 한 단계를 넘어선 이유영의 다음 페이지가 궁금한 까닭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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