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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무관중 1년 만에…프로야구 구단들 `쪽박` 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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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한국프로야구(KBO) 구단들은 올해 비상금마저 바닥나게 생겼다.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데 구단별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관중 수입이 사라지면서 운영이 더욱 빠듯해졌다. 30일 한국야구위원회가 집계한 2020시즌 프로야구 관중 수는 32만8317명이다. 지난해 728만6000명에 비하면 약 22배 감소한 수치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시즌 대부분을 무관중으로 치른 영향이다.

KBO 전체 입장 수입은 사상 최다 관중(840만명)이 들어섰던 2018년 923억원, 작년에는 728만명이 입장해 85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예상치는 40억원 안팎으로, KBO가 일정 부분을 가져가고 10개 구단이 홈 입장 관중에 따라 나누면 금액이 매우 미미해진다.

물론 KBO에서 관중 수입은 구단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매출액 대비 20% 수준이다. 하지만 1년에도 절반 가까운 구단들이 영업손실을 내는 국내 프로야구단 수익 규모를 고려하면 수십억 원 규모 관중 수입이 없어진 건 치명적이다. 실제로 한 해 100만명 이상 홈관중을 끌어모으는 두산 베어스나 LG 트윈스 등은 시즌 입장 수입만 100억원 이상이 넘지만 올해는 한 자릿수 이하로 급감할 전망이다. KBO뿐만이 아니다. 미국프로야구(MLB) 구단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무관중 여파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볼 전망이다. 내년까지도 수천억 원 규모 적자가 지속되면 이름난 '갑부' 구단들도 구단 운영에 차질을 빚게 생겼다.

지난 28일 MLB 구단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프런트 직원 80여 명을 해고했다.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직원들이 명단에 다수 포함된 필리스의 이번 대량 해고는 구단 수익성 악화에서 비롯됐다.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온 필리스는 선수 연봉으로만 8000만달러(올해 기준)를 썼는데 코로나19 영향에 관중 수입을 전혀 얻지 못하면서 1억4500만달러(1603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런트 직원들과 이별을 선언한 구단은 필리스뿐만이 아니다. LA 다저스는 올해 월드시리즈를 우승하고도 프런트 직원 상당수를 임시 해고(바이아웃 형태)해야 했다. 스포츠 시장 통계전문매체 스탯티카에 따르면 올 시즌 무관중 체제로 예상되는 다저스의 매출 감소액은 3억달러 이상(약 3300억원)으로 추산된다.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손실 규모가 가장 큰 구단은 MLB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다. 추산 손실 규모는 4400억원 이상으로 절대적인 인기만큼 홈 구장 티켓도 비싸 무관중에 따른 재정 타격이 컸다.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양키스 스타디움 티켓 가격은 20달러부터 수천 달러까지 편차가 크지만 100달러 안팎을 평균 티켓 가격으로 본다. 한 해 양키스 구장을 찾는 관중만 330만명 이상이지만, 올해 양키스 구장에는 단 한 명의 관중도 입장하지 못했다.

MLB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더욱 손실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한 시즌 경기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관중 수입이 큰 영향을 차지한다. MLB 사무국은 지난달 올 시즌 MLB에서 발생한 티켓 손실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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