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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이대호는 `에이징 커브`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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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빅 보이' 이대호(39)는 올해 만 나이로 서른 아홉이다. 일반적인 나이로는 마흔을 넘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새 시즌을 도전하고 있다.

계약도 남았다. KBO리그선 두 번째 FA를 앞두고 있다.

아직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구단과 의견 차이가 제법 크다는 이야기만 나오고 있을 뿐이다. 과연 이대호는 에이징 커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에이징 커브를 무시할 수 있다면 여전히 이대호는 팀 내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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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현재 두 번째 FA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대호의 드러난 성적은 나쁜 편이 아니다. 지난해 전 경기인 1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나름대로 선전한 시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 데이터는 그리 좋은 편이 못된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를 뜻하는 WAR이 1.01에 그친다. 한 팀의 4번타자라고 말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그래서 비교를 해봤다. KBO리그의 평균적인 타자들과 이대호는 어떤 성적을 냈을까. KBO리그의 평균적인 타자와 이대호의 기록에는 큰 차이가 있을지를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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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DE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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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평균적인 타자들보다는 앞서는 성적을 보였다. 구종별 타율에서 평균적인 타자들을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성적을 보였다

일단 패스트볼 공략 타율이 다소 낮았다. 패스트볼을 쳤을 대 0.303의 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리그 평균이 0.295니까 8리 정도 높았을 뿐이었다.

나머지 변화구는 개인적으로 약점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크게 주목할 부분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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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DE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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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패스트볼 구속 구간별로 이대호는 어떤 타격을 보였을까. 이대호가 에이징 커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를 엿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전체적으로는 패스트볼에 대한 적응력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150km가 넘는 광속구에도 여전히 잘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KBO리그의 일반적인 패스트볼 구속에선 약점이 크게 드러났다.

140km~144km까지 구간 타율이 0.223에 불과했다. KBO리그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142.3km다. 이대호는 KBO리그 투수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패스트볼 구속 구간에서 특별한 약점을 보였던 것이다.

더 빠른 공도 잘 쳤으니 문제 없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빠른 구속의 공은 빈도수가 많지 않다. 많이 상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표본이 너무 적다. 또한 150km가 넘는 공에는 땅볼 타구가 많았고 강한 타구 비율도 떨어졌다. 운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패스트볼이 들어오는 구속 구간에서 약했다는 건 패스트볼을 잘 쫓아가지 못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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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DE 스포츠 데이터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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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 스피드가 얼마나 나왔는지도 한 번 알아봤다. 대부분의 홈런 타자들은 평균 150km가 넘는 타구 스피드를 자랑한다. 빠른 타구 스피드는 보다 많은 안타와 홈런을 만들어주는 요소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 기록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타구 발사 각도는 매우 이상적이었다. 16도에서 24도 사이를 형성했다. 그러나 타구 스피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패스트볼 평균 타구 속도가 138.8km에 그쳤다. 리그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속도였다. KBO리그 타자들의 평균 타구 속도는 143km 정도다. 평균 보다 5km 정도 타구 스피드가 느렸음을 알 수 있다.

워낙 좋은 스윙을 갖고 있어 좋은 발사각도를 이루기 때문에 여전히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라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올 시즌 기록한 20개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타구 스피드가 너무 안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기록을 따져 봤을 때 이대호는 나이의 영향을 어느 정도는 받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패스트볼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졌고 타구 스피드도 평균을 밑돌았다. 힘으로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님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기술적으로는 최고의 수준에 올라 있을 수 있지만 힘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의 기록이 이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mksports@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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