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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주어진 시간 단 2주' 울산 홍명보호 특명…공간을 지배하라 [전훈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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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19일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2021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에서 수비 위치를 두고 설명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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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년 6개월 만에 현장 복귀. 설레는 마음만큼이나 부담도 따른다. K리그 사령탑으로는 첫 도전이고, 리그 챔피언에 도전하는 울산 현대 지휘봉을 잡았으니 의욕은 충만하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이 너무나 가혹하다.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지난해 12월 말까지, K리그 팀 중 가장 늦게 한 시즌을 마쳤다. ‘아시아 챔피언’ 영예를 품었으나 자가 격리로 심신이 지쳤다. 2주 만에 마음을 다잡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데, 2월 열리는 FIFA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동계전지훈련 기간은 2주가 채 되지 않는다. 울산을 통해 현장 지도자로 복귀한 홍명보 신임 감독 얘기다.

홍 감독은 지난 13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새 시즌 대비 동계전훈에 임하고 있다. 울산은 오는 26일까지 전훈을 시행한 뒤 2박3일 짧은 휴식을 거쳐 클럽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행 비행기에 다시 오른다. 홍 감독으로서는 다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땀 흘리며 호흡하는 기쁨도 잠시, 다소 머리가 아프다. 이전 같으면 동계전훈 기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세계 최정상의 클럽과 경기를 하는 건 커다란 보너스와 다름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ACL 일정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말이 돼서야 끝나면서 선수들의 휴식 기간도 짧았다. 선수단 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새 시즌 준비에 나서야 한다. 여기에 클럽월드컵 일정으로 동계전훈 기간이 매우 짧은 편이고, 월드컵을 마치고 또다시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처지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100% 팀 컨디션을 완성하는 게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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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19일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2021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에서 수비 위치를 두고 설명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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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홍 감독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훈련법으로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핵심 화두는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다. 현시점에 체력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적게 뛰면서 최대한의 효율을 발휘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전술의 밑바탕이 돼야 하는 수비를 두고 소통을 기본으로 공간에서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측면에서 윙어와 풀백이 수시로 대화하면서 예측하는 플레이를 강조한다. 19일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진행한 수비 전술 훈련에서 홍 감독은 왼쪽 측면의 김인성, 설영우의 수비 위치를 두고 지적과 칭찬을 반복했다. 공격조의 측면 공격 과정에서 한 번은 김인성과 설영우가 동시에 달라붙었는데 홍 감독은 “영우, 인성이와 (원)두재가 커버하는 데 왜 이렇게 많이 나와. 네가 나오면 뒷공간은 어떻게 되겠어? 포백 요원이 판단을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설영우가 김인성과 위치를 두고 대화하면서 정확한 타이밍에 상대 공격을 저지하자 “영우 굿~!”이라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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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설영우가 19일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2021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에서 전력을 다해 뛰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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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수비수 뿐 아니라 전방 공격수의 비위험지역 수비도 마찬가지다. 홍 감독은 김지현, 윤빛가람 등을 향해 “너희들은 위치만 잡아주면 된다. 늘 볼 중심으로 밑에서 움직여야 한다. 볼이 뒤로 가면 그건 수비가 아니다”, “지현이부터 압박을 잘하라. 상대 공 지닌 선수에게 어프로치를 빠르게” 등을 외쳤다. 흔히 말하는 10명 필드플레이어의 공간 인식을 통해 힘을 비축하며 영리하게 뛰는 법을 지속해서 강조했다. 홍 감독은 “현재 우리의 일정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최대한 효율성을 낼 훈련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 내내 홍 감독으로부터 가장 많은 주문을 받은 설영우는 “작년까지는 공격적인 수비를 했다. 홍 감독이 오신 뒤엔 중앙 미드필더, 윙어와 소통을 통해 안정적으로 효율적으로 커버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 더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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