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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해피 엔딩이란?…롯데·이대호, 같은 목표 다른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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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같은 목표, 다른 해석’

서로가 서로를 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손을 잡진 못했다. 프로야구 롯데와 이대호(39)의 이야기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그로부터 두 달 가까이 지났으나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단순히 속도만을 두고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양측 모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특별한 데드라인 또한 정해놓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이대호는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다.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대호는 롯데가 자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상징성이 크다. ‘조선의 4번 타자’, ‘거인의 심장’ 등의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200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15시즌을 함께했다. 중간에 일본(소프트뱅크), 미국(시애틀) 등 해외로 눈을 돌리긴 했으나 국내 무대에선 하나의 유니폼만을 입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돌아온 이대호에게 4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통 큰 환영인사를 전했다. FA 역대 최고 액수다.

세월마저도 붙잡은 듯하다. 올해 한국 나이로 불혹이지만 꾸준한 기량을 자랑한다. 복귀 후 지난 4년간 565경기에서 타율 0.308(2110타수 650안타) 107홈런 434타점 등을 때려냈다. 이 기간 두 차례(2017시즌, 2018시즌) 3할-100타점-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난 시즌에도 전 경기(144경기)에 나서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 등을 수확했다. 냉정하게 말해 롯데 타자 중 이대호만큼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이가 많지 않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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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지표 역시 마찬가지. 작년 이대호의 평균 타구속도는 142.7㎞였다. 리그 평균(137.6㎞)을 상회하는 수치다. 노쇠화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인 강속구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145㎞ 이상 직구 상대 타율(스포츠투아이 PTS 기준)이 0.362에 달했다. 볼넷/삼진 비율은 0.78이었다. 리그평균이 0.54였던 것을 감안하면 꽤 높다. 나이를 곧바로 에이징 커브(Aging Curve·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돼 기량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입시키기 어려운 대목이다.

아쉬움은 있다. 팀 성적이 대표적이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것은 2017시즌이다. 이후 3년 연속 구경꾼이 돼야 했다. 2019시즌엔 순위표 맨 아래로 추락하는 슬픔을 맛보기도 했다. 물론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이대호에게만 물을 순 없다. 하지만 높은 몸값엔 책임감 또한 포함돼 있다. 개인 기록에서 조정득점생산력(wRC+, 스탯티즈 기준)이 2018시즌 142.3에서 2019시즌 118.2, 2020시즌 105.8로 떨어지고 있다는 부분 등도 다소 걸린다.

이대호가 바라는 것은 ‘진정성’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다른 팀을 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한국 야구, 롯데에 이바지했던 자존심이 있지 않느냐. 금액, 기간보다도 롯데라는 구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만, 진정성이라는 대목이 계약조건 외에 어떻게 충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체결한 2016시즌 이승엽(당시 40세)의 2년 최대 36억원, 2019시즌 박용택(당시 40세)의 2년 25억원, 2021시즌 최형우(38) 3년 47억원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스프링캠프 개막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FA 이대호와 관련해선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불혹임에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가운데 원소속구단인 롯데와 어떤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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