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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더 작고 더 빠르게’…반도체 초미세공정 주도권 다툼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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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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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정교하고 촘촘하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의 공정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초소형·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3년 74억 달러(약 10조원)에서 2026년 331억 달러(약 45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나노(nano)’는 고대 그리스어로 ‘난쟁이’를 뜻하는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이다. 반도체 회로 선폭에 사용되는 단위는 ‘나노미터(㎚)’로, 1㎚는 10억분의 1m다. 일상 속 흔히 보이는 사물과 비교하면 1㎚는 머리카락 굵기(약 100㎛(마이크로미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작은 칩 내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회로 선폭이 한 두 자릿수의 나노미터 수준까지 발전한 것이다. ‘집적도’란 반도체 칩이 얼마나 많은 논리소자(논리연산을 하는 최소 단위의 회로)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뜻한다.

반도체 업계는 미세화의 한계를 넘고자 회로 설계 혁신, 신공정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칩 크기가 작아지면 동일 면적의 웨이퍼(반도체 원재료) 안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어 생산성은 물론 성능과 전력효율까지 확보할 수 있고, 이는 가격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글로벌 업계는 현재 1나노 단위에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서 진행한 기술 심포지엄에서 “오는 2026년 하반기 1.6나노 공정을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밝힌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로드맵에 이어 새로운 계획을 추가한 것이다. 이번 발표로 파운드리 업계는 초미세공정에 대한 주도권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다가오는 파운드리 포럼에서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며 대응할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내달 12~13일(현지시간) 양일간 미국 새너제이 소재 삼성 반도체 미국 캠퍼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 2024’와 ‘삼성 어드밴스드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포럼(SAFE) 2024’를 연달아 개최한다. 주요 고객사와 파트너사가 총출동하는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최신 파운드리 기술 트렌드를 설명하고 다양한 응용처 적용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양산 계획을 갖고 있지만 1.6나노에 대한 계획은 아직이다. 포럼을 계기로 초미세공정 계획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인다.

또 다른 파운드리 기업인 인텔은 최근 “올해 말부터 1.8나노 공정 양산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형 고객사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확보했다고 알렸다. 그뿐만 아니라 2025년 1.4나노 양산을 선언하며 주요 업체 중 가장 앞선 계획을 제시했다.

과거 10나노 단위 이상으로 크기를 줄여온 파운드리 업계는 이제 1나노 단위에서 소수점 경쟁을 치르고 있다. 하지만 현존 기술로는 1나노까지가 최소 단위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나노까지는 현 기술에서 시간과 돈을 투자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10나노 단위에서 한 자릿수로 진입할 때 EUV(극자외선) 장비가 도입됐던 것처럼 (1나노 이하로 떨어지려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계기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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