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연재] 인터풋볼 'Inter뷰'

[Inter뷰] "6개월 만에 한글 뗐다"...구스타보 한국 적응 '내조의 여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풋볼=완주(전북 클럽하우스)] 이현호 기자 = 브라질에서만 살아온 구스타보(26, 전북현대)가 한국 정착 반 년 만에 '인싸'로 등극했다. 그 배경에는 아내 마야라의 역할이 컸다.

구스타보는 2020년 여름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에서 K리그 전북으로 이적한 189cm 장신 공격수다. 당초 구스타보는 유럽 빅리그 이적이 유력했다. 특히 이탈리아 세리에A 구단들과 연루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유럽 팀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구스타보를 영입하려던 구단들이 소극적으로 나왔다. 이 틈을 타 전북이 잽싸게 구스타보를 영입할 수 있었다.

구스타보가 전북에 공식 입단한 날짜는 7월 22일. 그로부터 단 4일 뒤 전북은 FC서울과 맞붙었다. 구스타보는 이 경기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17분 만에 헤더슛으로 K리그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득점 직후 수비수 김민혁과 포트나이트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쇼맨십도 발휘했다. 3일 뒤에는 부산과의 FA컵 8강전에서 9분 동안 3골을 몰아쳐 팀의 5-1 대승을 이끌었다. 반 년 간 리그 14경기 5골 2도움, FA컵에서는 3경기 4골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그 덕에 전북은 K리그1, FA컵 동반 우승을 거머쥐었다. 2021시즌을 준비하는 구스타보를 전북 완주에 자리한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K리그를 누빈 지 반 년 됐다. 새 시즌 준비는.

동계훈련 동안 상당히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시즌 중반에 합류했는데 올해는 초반부터 함께 시작한다. 지우반 코치와 전북 코칭스태프의 관리를 받아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지우반 코치의 체력 훈련이 힘들기로 소문났다.

지우반 코치는 한국에서 4년 정도 생활한 분이다. 훈련이 힘들다는 걸 팬들도 잘 안다. 함께 동계훈련을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계훈련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힘든 훈련을 시킨다. 그 외적으로도 많은 조언을 해준다. 전북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많이 뛸 수 있게 해준다. 작년에 손준호가 매경기 12km 이상 뛰었다. 모두 지우반 코치의 훈련이 있어서 가능했다. 전북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강한 데에는 지우반 코치의 지도력이 뒷받침되어 있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훈련에서 팀원, 코칭스태프와 소통할 때 한국어를 많이 쓰더라. 가장 자주 쓰는 한국어가 있다면?

오른쪽, 왼쪽, 미안해, 괜찮아, 안녕하세요, 구스타보입니다. 이 정도는 할 줄 안다. 지금도 한국어와 영어를 계속 배우는 중이다. 저보다 제 아내가 한국어를 정말 잘한다.

-아내가 따로 한국어 수업까지 듣는다고 하던데.

그렇다. 한국어 과외 수업을 받고 있는 제 아내는 한글을 모두 읽을 줄 안다. 6개월 만에 한글을 뗐다. 저는 아내 덕을 많이 보고 있다. 통역하는 분이 한글로 적어주면 아내가 혼자 보고 해석해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다. 제가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하는 데 아내의 도움이 컸다.

-아내의 한국어 공부는 언제부터인지.

우리 부부가 한국에 오자마자 아내가 한국어 과외를 받기 시작했다. 전북 팬인 선생님이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쳐준다. 따로 카페에서 만나거나 제 집으로 찾아와서 가르쳐준다. 이제 아내는 슈퍼에 가서 장을 볼 때도 불편함을 못 느낀다.

*구스타보 아내 마야라를 직접 가르치는 한국어 과외 선생님의 첨언*

"구스타보 선수 아내분이 워낙 적극적이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마음이 커서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일주일에 한두 번 수업한다. 바빠서 못하는 주간도 있다. 그럼에도 벌써 한글을 다 읽는다. 우리말 발음을 듣고 받아쓰는 것도 가능하다. '안녕하세요. 얼마예요? 이건 어디에 있나요?' 등 기본 회화가 가능하다. 혼자 장보기는 기본이며 날씨도 묻고 답한다. 특히 한국인이 무의식적으로 쓰는 '은, 는, 이, 가, 을, 를'과 같이 문법 요소도 완벽히 이해한다. 잘 따라와줘서 고마울 뿐이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훈련장이든 경기장이든 언제나 밝은 모습이다.

원래 성격이 쾌활하다. 한국이 환경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에 가족들도 잘 적응했다.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축구적으로 작년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더 많은 골을 넣겠다. (골 넣을 때마다 춤을 추거나 개성 넘치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계획 중인 세리머니를 조금만 알려준다면?) 매경기마다 김민혁과 의논해 세리머니를 정하기 때문에 지금은 말해줄 수 없다. 기대해도 좋다.

-포항에서 이적해온 공격수 일류첸코(30, 독일)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일류첸코의 K리그 경력은 저보다 오래됐다. 일류첸코가 처음 전북에 왔을 때 선수들 모두 환영해줬다. 저 역시 일류첸코와 서로 장단점을 맞춰가면서 호흡하고 있다. 경쟁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중요하다. 서로 장점을 살릴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남해 전지훈련장에서 박지성 어드바이저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던데.

'위닝 일레븐' 게임할 때 자주 썼던 선수다. 그런 위대한 분을 직접 만나게 되어 영광이다. 박지성 위원이 전북으로 오게 돼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간단한 인사만 나눴다. 전북이 세계적으로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K리그 2년 차, 올해 목표는 남다를 것 같다.

전북이 최대한 많은 우승컵을 드는 게 목표다. 팀을 위해 경기장 안에서 헌신을 하면 동료들도 제가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게 어시스트를 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 숫자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팀이 우승하는 데 일조하는 게 우선이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구스타보 아내 SNS,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구단채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