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설에 이은 극단적 선택 시도
폭로 당하고 언팔에 방송가 퇴출까지
흥국생명은 '선수보호'·KOVO는 '뒷짐'
이재영과 이다영(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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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도 까도 나오네…"
마치 양파와도 같다. 여자 프로 배구단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다. 한꺼풀 한꺼풀 벗기다 보면 새로운 이야기가 툭툭 튀어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던 흥국생명 소속 이다영(25)이 한솥밥을 먹는 김연경(33)과 언팔로우(친구 끊기)했다.
이로써 꺼진 불씨인 줄 알았던 선수들 간의 불화설이 재점화됐다.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시작은 이다영과 김연경의 불화설이었다. 이어 지난 7일 "한 프로배구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갑론을박을 벌였다.
한 커뮤니티에는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 동료 선수는 "팀 내 갈등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으나, 구단은 "복통으로 쓰러진 것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구단의 일축으로 사태는 잠잠해지나 싶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다영과 쌍둥이 자매 이재영(25)의 학교 폭력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과거 두 선수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사람이 이다영 SNS에 게재된 선배를 향한 '디스'를 보고 폭로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폭로한 사람은 "본인도 학교 폭력 가해자다. 사과나 반성도 하지 않으면서 저런 글을 게재한 것을 보니 화가 난다"고 설명했다.
국면이 전환되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에 두 선수는 학교 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SNS에 게재했다. 사과문에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자필 사과문에도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두 선수를 '영구 제명' 시키라는 것이다.
이다영을 '언팔'하지 않은 김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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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다영이 김연경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언팔'했다. 친구를 끊겠다는 소리다. 반면, 김연경은 이다영의 계정을 아직 '언팔' 하지 않았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에도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 대한 처벌보다 선수 보호를 우선시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흥국생명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뒷짐을 지었다.
지난 11일 흥국생명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쌍둥이 자매를 징계하라는 요구가 있는 걸 잘 안다"며 "현재 두 선수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징계라는 것도 선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상태가 됐을 때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처벌보다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KOVO는 "두 선수의 징계에 대해서는 구단의 징계 여부와 수위가 결정된 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뒷짐을 지었다.
이다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한 자필 사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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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북 김천시에 위치한 김천체육관에서는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20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가 열렸다.
경기 결과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배했다. 3연패다. 두 선수는 팀 숙소를 떠난 상황이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 제가 관리하는 선수이기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개인 일이 아닌 배구 전체에 영향이 커 조금은 답답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선수는 방송가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두 선수가 출연했던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은 51회 방송분을 삭제했고, E채널 '노는언니'는 출연 분량을 삭제했다.
이동훈 기자 ldhliv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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