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에서 드리블하는 야니스 아데토쿤보. 그는 MVP를 수상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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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괴인(Greek Freak)’ 야니스 아데토쿤보(27·밀워키 벅스)가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전 코트를 장악했다.

르브론 제임스(37·LA 레이커스)가 주장을 맡은 ‘팀 르브론’은 8일(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열린 2020~21시즌 NBA 올스타전에서 케빈 듀랜트(31·브루클린 네츠)의 ‘팀 듀랜트’에 170-150으로 이겼다. 팀 르브론은 주장이 팀원을 뽑는 드래프트 방식으로 올스타전이 바뀐 2017~18시즌부터 4년 연속으로 승리했다. 팀 르브론의 아데토쿤보는 양 팀 합쳐 최다인 35득점을 몰아쳤다. 2점 슛 13개와 3점 슛 3개를 던져 모두 성공하는 환상적인 슛 감각을 뽐냈다. 아데토쿤보는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생애 처음이자, 유럽 선수 최초다. “야투 성공률 100%가 가능하냐”는 탄성이 쏟아졌다. 아데토쿤보는 “매 순간을 즐겼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그리스에 이민한 부모를 둔 아데토쿤보는 2m11㎝의 키와 탄력을 앞세워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아데토쿤보는 최근 두 시즌 연속 MVP를 차지한 NBA 최고 선수다. 지난해 밀워키와 총액 2억2820만 달러(약 2580억원, 5년)에 재계약을 했다. NBA 역대 최대 규모다. 당장 다음 시즌부터 연봉으로 약 500억원을 받는다. 현역 북미 프로 스포츠 선수 중 최고 연봉이다. 이제 남은 건 우승이다. 2018~19시즌부터 2년 연속 밀워키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지만, 플레이오프 벽을 넘지 못했다. 1968년 창단한 밀워키는 1971년, 한 차례 우승했다.

이번 올스타전의 테마는 코비 브라이언트 추모였다. 브라이언트는 지난해 1월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숨졌다. 이날 경기 4쿼터는 타깃 스코어인 ‘24’를 달성할 때까지 시간제한 없이 진행됐다. 3쿼터까지 앞선 팀 점수에 24점을 더한 점수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24’는 브라이언트의 LA 레이커스 시절 등 번호다. 브라이언트는 레이커스에서 20시즌 동안 18번(MVP 4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팀 르브론이 3쿼터까지 146-125로 앞서면서 170점이 경기 종료 점수였다. 아데토쿤보가 수상한 MVP 상 이름도 지난해처럼 ‘코비 브라이언트 MVP 어워드’였다.

올스타전에 맞춰 브라이언트가 신인이던 1996~97시즌 발매된 수집용 카드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 나왔다. 무려 179만5800 달러(약 20억3000만원)에 팔렸다. 3점 슛 콘테스트에서는 ‘슛 도사’ 스테픈 커리(31·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승했다. 하프타임에 진행된 덩크 콘테스트에서는 앤퍼니 사이먼스(22·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우승했다.

올스타전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11월 예정됐다가 취소됐다. NBA 사무국과 선수 노조의 합의로 이번에 열렸다. 사흘간 치르던 행사를 하루 만에 끝냈다.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다만 HBCU(Historically Black Colleges and Universities·유서 깊은 흑인대학) 동문 등 1500명은 입장했다. 노예제와 인종차별의 아픈 역사를 상징하는 HBCU는 최근 미국의 명문대학 브랜드로 떠올랐다. 미국 전역에 101개교가 있다. NBA는 흑인 공동체를 지원하는 의미로 올스타전 수익금 등 총 300만 달러(약 35억원)를 HBCU에 기부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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